기도의 막이 내릴 때 (저자 사인 인쇄본)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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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추리소설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시리즈물인 경우, 작가가 탄생시킨 캐릭터가 있기 마련이다.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나 아가사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이나 포와로랄지 그런 인물들 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도 그런 캐릭터가 하나 있는데 바로 '가가 형사'이다. 이번 작품이 가가 형사 시리즈 중 열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이라고 하니 (가가 형사가 등장하는 작품을 모두 읽은 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읽기 전부터 짠한 마음이 들었다. 츤데레 매력이 있는 가가 형사를 이 책을 마지막으로 놓아주어야 하다니 어쩐지 섭섭한 마음이랄까.

 

   그래서인지 이번 작품은 가가 형사의 개인적인 가정사가 사건과 얽히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약 2년여전에 읽었던 <기린의 날개>에서 언급되었던 가가 형사의 철학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건의 해결이란 범인을 잡는 것만이 아니라 사건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구하는 것'이라고 했던가. 이번에도 역시 사건은 30여년전의 사건과 맞닿아있고 가가 형사는 오래전부터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의 인생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타래를 풀기 위해 노력한다. 물론 이번에는 그 자신의 과거가 함께 등장한다는 점이 다르긴 하지만.

 

   여느 살인 사건이 그렇듯, 사건 자체만 놓고 보면 암울하다. 사건 속에 제 아무리 사연이 숨어있다 한들,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쉽사리 용서받지 못한다.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는 인간의 마음을 다독이는 스토리가 늘 존재한다. 그리고 그 스토리를 밝혀내는 것이 가가 형사의 몫이다. 특히 이번에는 가가 형사의 개인사, 즉 어머니와 관련된 부분이 많아 가가 형사의 사건이나 사람에 대한 철학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 짐작케 한다. 마지막 작품이라고 하니 아쉽긴 하지만 본청 수사1과로 돌아온다고 하니 어쩐지 다시 이야기가 시작될 것 같은 작은 기대를 불러 일으킨다. 가가 형사의 팬이라면 마지막 작품을 절대 놓치지 말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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