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 - 노르웨이에서 만난 절규의 화가 클래식 클라우드 8
유성혜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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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게 아니라 본 것을 그린다

 

   '내 인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이라는 테마로 기획된 arte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중 첫번째로 선택한 책이다. 우리시대 대표작가 100인이 선택한 내 인생의 거장을 선택해서 책을 쓰는 것인데 지금까지 열몇권 나왔나 그랬던 듯. 물론 저자마다 약간의 편차는 있겠지만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하는만큼 지식도 깊어야 할테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할테니 어느 정도 내용의 충실함이 보장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뭉크>가 너무 좋아서 이런 기대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뭉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단연 '절규'일 것이다. 그 이외에도 아픈아이, 마돈나, 뱀파이어 같은 그림들이 떠오르기는 하지만 뭉크의 그림을 실제로 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관심이 덜했던 것 같다. 뭉크의 그림은 대부분이 노르웨이 오슬로의 뭉크 미술관과 노르웨이 국립미술관이 소유하고 있다. 뭉크가 말년에 거의 스스로 고립된 생활을 선택한데다가 제2차 세계대전 때 노르웨이가 나치의 침공을 받았을 때, 자신의 그림들이 몰수되거나 강제 처분될 것이 두려워 오슬로 시에 자신의 모든 작품과 소유물을 기증한다는 유서를 남겼기 때문이다.

 

   뭉크가 어렸을 때 엄마가 돌아가시고 얼마 되지 않아 가장 의존했던 누나도 병으로 생을 마감하게 되어 뭉크의 정신세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딱 거기까지였는데, 이 책을 통해 뭉크의 전 생애를 되짚어보니 그의 예술 세계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예술가들이 살아 생전에 이름을 날리지 못하고 비참하게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그런 면에서 보자면 뭉크는 그래도 행복한 삶을 살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75세까지 살면서 물론 고국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던 시절도 있기는 했지만 당시 북유럽의 유명한 예술가들과 교류하면서 명성도 얻고 부도 얻게 되었으니 말이다. 물론 개인적인 삶을 보자면 사랑이랄지 가족이랄지, 이런 쪽으로는 운이 좋지 못했지만 그 둘 다 못가진 예술가들도 많았으니까.

 

   뭉크는 꽤나 다작을 한 화가이고 같은 주제로 여러 버전의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판화로 제작하기도 해서 남아있는 작품들이 풍성하다. 게다가 뭉크는 그림만 그린게 아니고 글까지 쓰는 화가였다. 뭉크의 노트라는 이름으로 남아있는 글들 안에서 뭉크 그림의 모티브를 발견할 수 있는데, 저자는 뭉크가 쓴 감정의 편린들이 담긴 글들과 그림들을 엮어서 왜 뭉크가 그런 그림들을 그리게 되었는지 혹은 그 그림을 그릴 당시 어떤 감정이었을지에 대한 힌트를 담아내어 독자들이 뭉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그림 이외의 시각적 자료들도 풍부해서 뭉크를 만나기 원한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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