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마십니다, 맥주 - 이왕이면 지적이고 우아하게 한잔합시다
이재호 지음 / 다온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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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제맥주, 크래프트 맥주라는 간판을 건 맥주하우스가 눈에 자주 보인다. 수입 맥주 4캔에 만원 시대와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국내 맥주를 뒤로 하고 수입맥주 마시기에 열을 올리고 국내 주류 회사들의 세금 운운하는 불만 기사는 잊을만하면 한번씩 보게 된다. 해외에서 직접 마셔 본 맥주의 맛과 다양함을 경험하고 온 사람들은 캔에 담긴 수입맥주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다행히 마트나 주류점에는 정말 다양한 크래프트 맥주들이 진열되어 있고 직접 브루어링을 한다고 내세우는 크래프트 맥주집도 마음만 먹으면 매일 갈 수도 있다.

 

   나는 맥주덕후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름만 되면 자연스레 맥주가 생각나고 집에 몇개씩은 쟁여놓게 된다. 퇴근 후 직원들 혹은 친구들이랑 새로 생겼다는 크래프트 맥주집에도 가본다. 메뉴에 적힌 수많은 맥주들을 보면 결정 장애에 시달리고 결국 샘플러를 주문해서 이것저것 마셔본 후 나의 입맛에 가장 맞는 맥주를 골라 마시지만 그걸로 끝이다. 한마디로 맥알못이다. 이 수많은 맥주들은 어떻게 구별되고 어떤 발효과정을 거쳐 탄생할 것일까라는 질문은 늘 있었지만 제대로 알아볼만한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러다 얼마 전 각종 식물에서 탄생하는 술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한발 나아갔다가 <오늘도 마십니다, 맥주>라는 책을 보고 아하, 이번 기회에 맥알못을 탈출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글로 맥알못 탈출은 어느 정도 성공한 듯 싶다. 물론 진짜는 나만의 테이스팅 노트가 있어야만 하겠지만 적어도 라거와 에일의 차이, 부가물과 첨가물의 차이, 각 나라의 맥주와 관련된 역사 및 이야기들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 크래프트 맥주집에서 맥주를 선택할 때 좀 더 자신감을 갖게 될 것 같다. '이왕이면 지적이고 우아하게 마십시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뭐든 알고 보는 것, 알고 먹는 것, 알고 마시는 것은 만족감 지수를 대폭 상승시킨다. 책의 구성은 맥주의 재료와 만드는 과정, 맥주와 관련된 역사 이야기, 맥주의 스타일, 그리고 나만의 맥주 테이스팅, 이렇게 총 4 파트로 나뉘어 있다. 무엇이든 기원과 역사 파헤치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는 첫 두 파트가 가장 재미있었는데 중간중간 삽입된 맥주와 관련된 소소한 잡학 지식 역시 마음에 들었다. 맥주병 혹은 메뉴에 표기된 약어와 용어들의 홍수를 제대로 정리할 수 있는 점도 좋았고 각 맥주들이 가지는 특성을 알게 되니 맥주를 마시는 방법은 물론 왜 맥주마다 맥주잔이 다른지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고 와인처럼 맥주 역시 음식과의 페어링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마지막 두 파트는 굉장히 실용적이다. 특히 수입 맥주 사러 갈 때 가지고 가면 아무거나 고르지 않고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맥주를 선택할 수 있어 실패할 확률이 적어지리라. 맥주로 유명한 나라들의 브루어리나 맥주하우스에 가서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니! 살인적인 더위가 찾아오기 전에 미리미리 나의 감성과 찰떡 궁합인 맥주를 찾아놓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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