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해시대의 탄생 -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위대한 모험
송동훈 지음 / 시공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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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항해시대의 포문을 열었던 포르투갈과 스페인에 대한 기록인 동시에 미지의 세계에 대한 공포와 무지를 극복하고 나아간 자들과 그들의 욕망에 희생된 자들의 운명을 통해 다시금 현재의 우리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새로 발견한 미지의 세계를 잔인한 살육과 정복을 통해 얻고자 했던 그들, 바깥 세상의 일에는 무지한 채로 부족끼리 전쟁을 하거나 혹은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던 신대륙의 원주민들과 아시아의 일부 나라들, 그들 중 누가 옳고 그른가에 대한 정답은 역사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가 보여주는 것은 어떤 이들이 결국에 승자가 되었느냐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정말 너무나 쉽게 읽힌다. 지도와 가계도라는 시각적 자료 덕분이다. 과거의 유럽은 왕족과 귀족의 복잡한 결혼 관계와 그들간의 전쟁의 결과에 따라 수시로 국경이 변하고 왕조의 탄생과 멸망이 잦았다. 게다가 그들의 결혼은 일종의 동맹으로 근친간의 결혼도 많았기에 지도와 가계도는 대항해시대의 전체 맥락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콜롬버스, 바스쿠 다가마, 마젤란 등이 항해한 경로를 표시한 지도까지 더하면 퍼즐 맞추기를 완성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저자의 글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문장이 길지도 현란하지도 않다. 짧고 임팩트 있는 명확한 글은 재미있고 이해하기도 쉽다. 매 챕터는 마치 드라마 한편을 보는 듯 한데 드라마 한편 한편이 끝날 때 무언가 다음에 재미난 일이 있을 것 같은 궁금한 장면에서 끝을 내어 다음 회를 보게 만드는 것처럼 각 챕터의 마무리가 그러하다.

    인류의 본성은 평안한 삶에 있지 않은 것 같다. 전쟁을 통해 적을 퇴치하고 평화가 찾아오면 그 평화를 영원히 유지하고 싶을 것 같지만 외부의 적이 없으면 내분이 일어난다. 평화로운 삶 안에서 불만이 터져 나온다. 특히 전쟁을 통해 재산을 불리는 귀족들이나 교역로 확장을 통해 돈을 벌어야 하는 상인들은 새로운 영토와 새로운 시장을 갈망한다. 성직자들과 열렬한 기독교인들은 레콩키스타, 즉 이교도들이 점령한 기독교의 성지를 회복하고 싶어하고 왕은 자신의 업적과 왕실의 위신을 위한 기회가 필요하다. 이 모든 이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질 때 다시금 전쟁이 일어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탐험이 시작되는 것이다. 결과가 모두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이로 인해 불굴의 탐험정신을 가진 영웅이 탄생하고 과학 기술이 발전하며 새로운 시대를 향한 혁명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대항해시대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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