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밀의 도서관 - 호메로스에서 케인스까지 99권으로 읽는 3,000년 세계사
올리버 티얼 지음, 정유선 옮김 / 생각정거장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책에 관한 책들은 어딘지 비밀스러움이 묻어난다. 아니, 그냥 책을 읽으면 되지 굳이 책에 관한 책을 읽나하는 사람들이 있을 지 모르지만 독서 인구의 감소에도 여전히 개인이 읽기엔 너무나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시대에서 무엇을 읽어야 할지에 대한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책들이 바로 책에 관한 책들이기 때문이다. <비밀의 도서관> 역시 3000여년동안 살아남은 수많은 책들 속에서 일반 독자들이 잘 모르는 비밀을 간직한 99권을 시대별로 골고루 선정하여 도서관 하나를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서 시작하여 호프스태터의 '유체 개념과 창조적 분석'까지 이미 알고 있는 책도 읽고 처음 들어본 작가나 책들도 진열되어 있다.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읽지 않은 책도 읽고, 읽었다고 하더라도 저자가 살짝 들려주는 숨겨진 이야기가 흥미롭다.
이런 책은 깊이를 가늠하라고 쓰여진 책이 아니다. 대신 내 독서 노트에 추가할 방대한 참고 자료를 제공해주는데다가 그 책들이 나의 독서 취향과 같은 곳을 향하는지에 대한 일종의 시식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특히 이번 책 <비밀의 도서관>은 각각의 책들이 쓰여지게 된 배경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어서 저자의 개인적인 느낌이나 감상보다는 훨씬 객관적인 사료를 다루는지라 나와 코드가 더 맞았다고 해야겠다. 보너스로 작가들의 사진과 해당 도서의 초판본 사진들이 실려 있어서 훨씬 실감나게 다가온다. 초판본이 진열되어 있는 비밀의 도서관을 상상해 보는 그 짜릿함이란!
또 한가지, 책의 처음에 나의 문학적 삶의 정도를 측정해 볼 수 있는 간단한 질문지가 수록되어 있다.
- 무인도에 갈 때, 꼭 가지고 가고 싶은 책 한 권을 꼽을 수 있다.
- '카르페디엠', '페르소나' 등 라틴어에서 유래된 단어의 뜻을 알고 있거나 즐겨쓴다
- '초판' '2쇄' '절판' 등 책과 관련된 용어를 알고 있다
- 영화 <오만과 편견>, 뮤지컬 <레미제라블>,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등 문학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을 5편 이상 봤다
- 여행할 때나 이동 중에 읽으려고 책을 구입한 적이 있다
- 색, 크기, 내용 등 책을 정리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
- 모르는 단어가 생기면 사전을 찾아보는 편이다
- 아킬레스건, 유토피아, 트로이목마 바이러스 등 문학 작품에서 파생된 용어를 일상생활에서 사용한다
- 자신의 일상을 1년 이상 꾸준히 일기에 기록해 본 적이 있다
- 핼러윈 데이에 드라큘라나 뱀파이어로,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로 분장해 본적이 있다
- 인터넷을 '서핑'하며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 새로운 요리를 할 때, 주변 지인보다는 주로 요리책에서 도움을 얻는다
- 자신도 모르게 책에 푹 빠져 들어 읽다가 목 결림, 수면부족 등으로 몸이 힘들었던 적이 있다
-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등 좋아하는 문학 작품과 관련된 도시를 일부러 방문한 적이 있다
- 오래된 책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를 좋아한다
1~5개는 문학적 삶을 살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당신!
6~10개는 꽤 문학적인 삶을 사는 당신!
11~15개는 완벽히 문학적인 삶을 살고 있는 당신!
이래나 저래나 삶과 문학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