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젤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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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호~ 완전 내 스타일의 유머가 가득한 작품이다. 총 18편의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는데, 별개의 단편이 아니라 18편 모두 조지라는 사람이 작가 본인으로 추정되는 이에게 해주는 이야기로 되어있다. 그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전부 조지가 다른 세계로부터 불러내는 2센티미터짜리 악마 아자젤이 조지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생기는 에피소드인데, 작가는 그 이야기들이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조지에게 밥을 사주고 약간의 돈을 삥 뜯기면서까지 매번 이야기 속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조지의 이야기에 빠지는 사람은 작가 뿐만이 아니다. 나 역시 이런 이야기를 계속 들을 수 있다면 밥 정도는 사줘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 판타지인데도, 다른 세상에서 온 2센티미터 악마가 들어주는 소원 이야기가 진짜일리 없는데도, 어찌나 논리적이고 이야기 앞뒤가 딱딱 들어맞는지 감탄이 나올 정도인데 아마도 매번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 조화를 이루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조화라 함은, 어떤 사람에게 닥친 어려운 상황이나 일들을 인위적으로 좋은 쪽으로 해결하기 위해 우리의 귀여운 아자젤이 동원되는데, 아자젤 덕분에 모든 일이 행복하게 결말지어질 것 같지만 결국은 원래 그리 되었어야 할 방향으로 귀결이 된다거나, 오히려 자신의 운명을 거스르는 것이 더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면서 애당초 자신의 노력 없는 행운 따위는 기대해서는 안된다라는 메세지가 공감을 불러온다는 의미이다.

 

   뭐 그런 저런 이유 필요없이 그냥 읽으면 빵빵 터지는 유머가 매력 만점인 작품이라 마지막 장을 덮기가 아쉬웠는데, 맨 뒤에 번역자인 최용준님이 기록한 '아이작 아시모프 FAQ'가 있어 읽어보니, 여기에 실리지 않은 아자젤 이야기 8편이 <매직>과 <골드>에 실려 있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 판매가 안되고 있는 책이라 좋다가 말았다는... 책에 나온 에피소드 하나를 통째로 인용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침을 튀겨도 이 상상력과 유머가 가지는 재미를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걸 조지가 알게되면 작가에게 한 말보다 더 심한 말을 퍼부을지도 모르겠다. 오..그래도 조지가 아자젤을 동원하여 나에게 호의를 베푸는 그런 일은 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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