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가 그린 사람들 - 빈센트의 영혼의 초상화
랄프 스키 지음, 이예원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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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언젠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가 빈센트 반 고흐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마도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지고 사랑받는 화가 5명안에 무조건 이름이 들어가는 화가가 아닐까. 그의 그림도 그림이지만 사연많은 그의 삶과 그 와중에도 동생 테오와 주고 받은 편지들이 우리가 그를 기억하고 애정하는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랄프 스키의 이번 책, <반 고흐가 그린 사람들>은 그가 그렸던 초상화들을 비롯 인물이 들어간 그림들을 빈센트가 테오에게 보냈던 편지들에서 그들에 대해 언급했던 부분들과 짝을 맞추어가며 설명해준다.  

 

   그가 화가로 활동했던 주요 장소들인 네덜란드, 파리, 아를, 생 레미 드 프로방스, 오베르 쉬르 우와즈, 이렇게 다섯 장소별(시대순이기도 하다)로 정리되어 있어 빈센트가 어떤 곳에서 어떤 사람들과 교류하고 생활했는지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대와 장소에 따라 변해가는 그의 화풍도 자연스레 알게 된다.

 

초상화는 화가의 영혼 깊은 곳에서 비롯한 자신만의 생명을 가진다

(편지 547, 테오 반 고흐에게 보낸 편지, 1885년 12월14일)

 

   빈센트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 속 글귀처럼, 빈센트가 그린 사람들은 화가의 마음 속 깊은 영혼이 투영된 여전히 살아 숨쉬는 생명체처럼 느껴진다. 빈센트의 그림하면 떠오르는 대표작들 대부분은 초상화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의 자화상과 주변 인물들에 익숙하다. 그만큼 그의 작품들에서 인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는 왜 그렇게 초상화에 집착했을까? 책 속 그가 그린 사람들을 몇번이고 반복해서 보다보니 그런 의문이 들었다. 아마도 외로움 때문이었지 않을까. 끊임없이 사람들을 갈구하는 것, 그것은 아마도 같이 부대끼면서 온기를 함께 하고픈 사랑이 고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가 그린 사람들이 더더욱 소중하게 생각되었다, 적어도 그들의 영혼을 빈센트에게 보여준, 그리하여 빈센트에게 삶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을 준 사람들일테니 말이다. 그렇게 그리고 싶어하던 여동생 윌의 초상화를 결국 그리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빈센트가 안쓰럽다. 반 고흐의 80개의 명작들을, 그것도 영혼으로 그린 사람들이라는 멋진 분류법으로 잘 정리된 책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을 것이다. 완전 소장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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