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음악 100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100
진규영 엮음 / 미래타임즈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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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네상스 시대를 호령했던 미술가들과 그의 작품들에 대해 말해보라고 하면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책도 많이 보고 실제 여러 미술관에 가서도 가장 많이 본 시대의 작가와 작품들일 것이다. 그럼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은 어땠냐고 누가 물어본다면? 음..글쎄 생각나는 음악가가 한명도 없는 걸.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음악가들은 모조리 바로크 시대 이후부터이다. 바로크 시대 이전에 음악이란게 있었냐는 물음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그 이전의 음악에 대해서는 기억이 없다. 생각해보면 르네상스 시대라는게 인간 중심적 문예부흥이 일어나 각종 예술과 문화가 정점을 이루던 시기였는데 음악의 발전이 없었을리가 만무하다. 예술의 발전에 그토록 많은 관심을 보이고 지원을 하던 메디치 가문이 음악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리가 없다. 궁정화가가 있었는데, 궁정음악가가 없을 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저 내가 음악에 대해서는 지극히 한정적인 범위 안에서만 관심을 기울였던지 그 시대를 다룬 책들이 많이 없었던지라는 핑계를 댈 수 밖에.

 

   하지만 이제 이 책의 존재를 알았다면 그런 핑계를 더 이상 댈 수 없다는 것!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음악 100>은 1400년대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가를 필두로, 바로크 음악가, 고전주의 음악가, 낭만주의 음악가, 국민악파 음악가, 인상주의 음악가, 그리고 현대 음악가까지 총 100인의 음악가들과 음악을 소개하고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환경까지 아우르는 환상적인 저서이다. 게다가 각 음악가들에 대한 깨알 에피소드들과 상황에 맞는 그림과 사진까지 담겨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여기서 끝나면 섭섭하다. 음악 도서라면 당연히 어딘가에서 음악이 흘러나와야 하지 않겠는가. 음악 관련 책을 읽을 때의 특화된 재미는 바로 그 페이지에 딱 어울리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인데, 저자는 친절하게도 음악가를 소개하는 첫 부분에 그들의 대표적 작품 한두가지를 소개해 놓았다. 그 음악을 먼저 찾아놓고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 감동이 배가 된다. 

 

   특히 이번에 새로 알게된 음악가들과 그들의 작품들 중 너무 좋아서 반복해서 들었던 작품들을 소개해 보자면 르네상스 시대의 조스캥 데 프레의 <주여, 당신에게 희망을 걸겠습니다 in te Domine speravi>와 바로크 시대의 아르칸젤로 코렐리의 <라 폴리아>이다. 지금은 너무나 유명한 음악가들도 화가들처럼 당대에는 인정을 못받고 후대에 와서야 재발견되는 이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면 시대를 앞서가는, 시대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은 어느 예술적 영역이든 존재하는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평소 듣던 플레이리스트에 담긴 음악들이 이 책 한권으로 새로운 음악들로 대체되었다. 물론 나의 플레이리스트 속 스테디셀러는 이 책에서도 빠짐없이 언급된 작품들이라 여전히 남아있지만 새로운 음악가들의 새로운 작품들은 나의 클래식 음악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역할을 해줄것이다. 아직도 클래식 음악이 범접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으로 입문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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