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로 떠나는 천년여행 인문여행 시리즈 13
윤영희 지음 / 인문산책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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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팀워크샵을 앞두고 한참 전부터 골라놓았던 책이다. 학교 수학여행 때 가보고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 신라의 천년역사라고는 단 한줌도 기억에 없는 곳인 경주를 앞두고 선택한 책은 사실, <삼국유사>여야 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문 역사책이 아닌 15년 이상 경북문화관광 해설사로 활동하시는 분의 책을 골랐다. 신라 천년 역사의 시작을 떼는 책으로는 안성맞춤이었다.

   경주는 도시 전체가 역사를 품고 있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적들을 여기저기서 눈만 돌리면 볼 수 있는 도시이다. 로마의 포로 로마노와 각종 유적들이 도시 한복판에 있는 것을 보고 감탄했던 사람이라면 경주 도심 한복판에 고분들이 모여있는 대릉원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 해져야만 마땅하다. 게다가 로마에는 없는 산과 나무로 둘러싸인 경주는 시간여행이라는 단어가 안성맞춤인 곳이다.

   저자는 경주를 유적의 성격에 따라 구분하여 돌아볼 것을 권한다. 첫째는 신라를 건국한 박혁거세가 탄생한 나성 지역인데 나성과 신라 최초의 궁궐터인 창림사지, 포석정, 그리고 박혁거세와 가족들의 능인 오릉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둘째는 월성 지역인데, 우리가 신라..하면 생각할 수 있는 유적지를 포함하고 있는 곳이다. 월성은 여전히 발굴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기도 한데, 최근에 복원된 월정교와 바로 옆 교동 최부잣집, 신라를 대표하는 정원인 월지와 세자 내외가 거처하던 동궁, 그리고 첨성대까지 눈이 호강하는 지역이다. 야경이 압도적이라 밤에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셋째는 신라의 천년 보물들이 모여있는 경주국립박물관과 황룡사지 터와 분황사지가 있었던 구역인데, 경주국립박물관의 경우 보수 때문에 문을 닫은 전시실이 많아 아쉽긴 했지만 박물관 마당에서 오는 이들을 반겨주는 선덕대왕신종과 마침 서울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중이던 천마총 금관이 다시 고향에서 한시적으로 전시되고 있어 아쉬운 마음을 달래주었다. 다음은 신라가 불교 국가였음을 말해주는 여러 유적들 중 으뜸인 석굴암과 불국사 지역인데, 석굴암과 불국사는 물론 감은사지 3층 석탑과 바닷가의 문무왕의 수중릉인 대왕암까지 보고 오면 좋겠다. 다음은 경주의 고분들을 만나볼 차례이다. 경주에는 수많은 고분들이 있는데, 왕과 왕비를 비롯한 왕족들의 무덤이라고 보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 주인들을 정확히 알 수 있는 능은 거의 없다. 고분들은 경주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데, 시간이 없다면 가장 많은 능들이 있는 대릉원 지구를 선택하면 좋을 듯 하다. 경주에 있는 동안 대릉원을 두번 갔는데, 아직 가을 단풍이 남아있고 날이 좋아 그냥 걷기만 해도 좋은 곳인데다 천마총이 개방되어 있어 적석목곽분의 실체까지 볼 수 있다. 그리고 대미를 장식하는 경주 여행의 마지막은 단연 천년 불교 역사의 시작과 끝을 품은 남산이라고 하겠다. 남산은 시간이 꽤 걸리는 등산코스라 이번에는 가보지 못했지만 골짜기마다, 바위마다 신라의 불교유적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멋진 기회가 될 것이다.

   저자는 단순히 유적지에 대한 설명으로 그치지 않고 <삼국유사>나 <삼국사기>를 인용한 역사적 근거와 불교 유적들에 대한 상세한 묘사까지 곁들이고 있어 신라 역사의 첫 삽을 뜨는 길잡이로서 이 책을 선택하면 좋을 듯 하다. 특히나 경주의 전체 지도를 그릴 수 있어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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