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왠지 클래식한 사람 - 김드리

왠지 클래식한 사람 - 오래된 음악으로 오늘을 위로하는
김드리 지음 / 웨일북 / 2018년 10월

   클래식에 관해 전문적으로 다룬 책이라기보다는 지친 퇴근 시간에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잠시 모든 것을 잊게 해주는 휴식같은 클래식을 휴식처럼 조곤조곤 이야기 해주는 그런 책이다. 언제부턴가 출,퇴근 시간에 늘 클래식을 듣는다. 음원 사이트에서 명반을 찾아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놓고 계속 듣는다. 어떤 음악은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고 한결같이 좋고, 어떤 곡은 기분에 따라 좋을 때도 있고 거슬릴 때도 있다. 처음 들어본 곡인데 너무 좋아 깜짝 놀랄 때도 있고, 많이 듣던 곡인데 제목이 생소해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다. 이 책은 나같은 사람을 위한 책인 것 같다. 인간의 감정에 따라 '왠지 클래식한 기쁨', '왠지 클래식한 열정', '왠지 클래식한 불안', '왠지 클래식한 고통'....등 총 16가지로 음악을 분류하는 독특한 방식을 택하는데, 그 매칭이 때로는 작곡가 자신의 감정에 따르기도 하고 때로는 곡을 듣는 이의 감정에 따르기도 한다.

   각 장마다 소개하는 곡을 찾아 틀어놓고 책을 읽는 즐거움이 좋다. 작곡가와 얽힌 스토리에 빠져들고 감정에 동화된다. 때로는 인생을 이렇게 음악 흐르듯이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도 하고 음악이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도 새삼 느낀다. 음악이 없는 세상이란 얼마나 재미가 없을지. 책에서 메인으로 소개된 곡은 약 80여곡 정도 되는 것 같은데, 다 읽고, 다 들어버리고 나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곡들 중 여기에 실리지 않은 것들은 어떤 감정에 대입시킬 수 있을까, 나는 이 곡이 슬픔이 아니라 고독일 것 같은데라는 상상도 해보면서 즐겁게 듣고 읽는 시간이었다. 세상의 모든 클래식을 이렇게 담아낼 수 있다면, 그저 음악이 좋아 듣는 나 같은 사람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게 될 것 같다. 더 이상 클래식하지 않은 시대에 '왠지 클래식한 사람'이 되고 싶을 때 기꺼이 다시 펴보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