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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 한빛비즈 교양툰 ㅣ 한빛비즈 교양툰 1
갈로아 지음 / 한빛비즈 / 2018년 10월
평점 :
학교 때 생물 시간이 생각났다. 화학, 물리, 생물, 지구과학 중 그나마 좋아했던 과학을 고르라면 생물이었는데, 교과서에 나온 곤충 그림을 꽤나 그럴싸하게 따라 그렸던 기억도 있다. 그렇다고 내가 곤충을 좋아한 건 아니었지만 바퀴벌레와 개미, 그리고 송충이를 제외하면 그렇다고 딱히 싫어하는 곤충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건 아마도 가끔 혹은 매일 마주치는 곤충이라곤 저들밖에 없어서 곤충에 대해 아는게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곤충 만화는 곤충에 대해 나 정도의 지식밖에 없는 사람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친절한 만화이다. 우선, 모르는 사람은 그림이 최고다. 백문이 불여일견. 아무리 글 잘 쓰는 작가가 사실적 묘사를 해놓았다고 하더라도 한번도 보지 않은 곤충을 상상하기에 나의 상상력은 그리 풍부하지 않다. 하지만 그림을 본 순간, 마치 예전부터 알던 것처럼 순식간에 이해되면서 갑자기 곤충이라는 절지동물에 없던 흥미까지 생기게 된다.
고생대부터 캄브리아기 대폭발로 생겨나 물속에서 생활했던 곤충이 어떻게 식물보다 먼저 육지로 올라왔는지, 어떻게 육지의 삭막한 환경에 적응해 그 많은 종들이 살아남았는지 (현재 지구상에 약 120만종의 알려진 동물이 있는데, 그 중에 곤충이 80만종!이라고 한다), 때로는 실사 그림으로, 떄로는 의인화된 곤충 그림으로 어찌나 맛깔나게 설명하는지 어느 새 마지막장에 다다르게 된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인터넷이나 챗팅 등에서 사용되는 줄임말 등을 과도하게 많이 사용해서 그걸 이해하지 못하면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것과,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 특히 일본어와 한국말을 섞어 사용하는 문장들이 자주 사용된다는 점이다(예를 들어 '닝겐도 적혈구와 튼튼데쓰네'라는 것..이건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인가. 이렇게 쓰는 이유가 뭘까?). 그리고 '곤충이란 무엇인가'라는 제4화 들어가는 장과 장을 구별하는 표지를 유시민 작가님의 <국가란 무엇인가> 책의 표지를 옮겨다놓고 '국가'를 '곤충'으로만 바꾸어 놓았는데, 굳이 이렇게 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인터넷 연재 만화이고 좀 더 재미있게 연재를 해보려는 작가의 마음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그것이 출판이라는 과정을 거쳐 인쇄물로 나오는 경우는 다른 독자, 다른 환경,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