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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콘서트 (개정증보판) - 우리가 살면서 한 번은 꼭 읽어야 할 천문학 이야기
이광식 지음 / 더숲 / 2018년 9월
평점 :
몰라도 재밌고, 어려워도 재밌고, 알면 더 재밌는 학문이 천문학인 것 같다. 고등학교 때 수학과 과학의 신이 나를 버렸음에도 지금에와서 이런 논리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걸 보면 수포자나 과포자가 아니지는 않았나라는 쓸모없는 변명을 해본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수학과 물리학과 화학의 세계를 그래도 <천문학 콘서트>는 아이에게 설명하듯 달래면서 이렇게도 설명하고 저렇게도 설명해주는 아주 고마운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과학자들 특히 천문학자들은 작가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신비한 우주와 반짝이는 별들을 상대로 지구와 우리 인간의 운명을 생각하고 미래를 예견하고 볼 수 없는 것들을 상상하고 측량하려 하고 이를 토대로 아름다운 이론이나 공식을 하나의 작품처럼 탄생시키는 것이 작가와 다름없다. 알퐁스 도테의 '별'에서 목동과 스테파넬 아가씨가 보았던 별이, 시인 윤동주가 추억과 사랑과 쓸쓸함과 동경과 시와 어머니를 담았던 그 별이, 70퍼센트의 수소와 28퍼센트의 헬륨 그리고 2퍼센트의 중원소로 되어있다는 사실을 알더라도 별을 보면서 느끼는 아름다움이 상쇄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우주의 별들의 기나긴 여정 속에서 점의 크기로도 차지할 수 없는 '나'란 존재에 대해 사유하게 함으로써 문학보다 더 문학적인 감성에 도취되는 것 같다.
책의 초반에는 고대인의 우주관부터 시작하여 천동설을 집대성한 프톨레마이오스의 <알마게스트>, 우주의 중심에 놓인 지구를 가차없이 변방으로 끌어내린 코페르니쿠스, 거기에 쐐기를 박은 케플러와 튀코, 아리스토텔레스 이론의 논리적 모순을 실험으로 증명한 갈릴레오까지 , 인류의 우주에 대한 생각의 변천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후반에는 우주의 문을 열어젖힌 이후 더더욱 궁금해진 항성과 행성들, 우주의 물질과 진화, 우주의 태초와 종말에 관한 천재 과학자들의 발견이 담겨있다. 여전히 우주는 우리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우주의 나머지 신비는 과학자들에게 맡겨놓고 우리는 지금까지 쓰여진 우주의 대서사시를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압도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