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듀어런스 - 우주에서 보낸 아주 특별한 1년
스콧 켈리 지음, 홍한결 옮김 / 클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우주에서 1년을 보낸다는 건 어떤 것일까. 영화 <마션>은 장소가 화성이라는 것만 제외한다면 우주에서의 생활을 꽤나 과학적이고 실제와 근접하게 묘사했던 영화가 아닌가라고 잠시 생각해본다. 몇달 전 읽은 인류 최초로 달의 궤도에 올랐던 '아폴로8호'에 관해 다루었던 <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 아폴로 8> 덕분에 책에서 언급된 용어들 중 많은 부분이 친숙하게 다가온다. 제목 '인듀어런스'는 새클턴 탐험대의 인듀어런스호에서 가져온 듯 하다. 새클턴 탐험대가 남극으로 향하던 중 얼음에 갇혀 고립되었을 때, 선장이었던 새클턴은 솔선수범하여 대원들을 도왔으며 그들이 오래 고립생활에서도 서로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서로를 의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립 634일만에 한 사람의 사상자도 없이 전원이 영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처럼, 그와 같은 동료 우주인들이 함께 해야 했던 우주 정거장에서의 1년 역시 그와 비등한 인내와 협동과 이해심이 요구된 일이었을 것이다.

   저자는 열여덟살에 우연히 톰 울프 작가의 <영웅의 자질>이라는 책을 읽고 테스트 파일럿이라는 꿈을 갖게 된다. 항공모함에 착함하는 임무를 지닌 제트기의 파일럿으로, 그리고 좀 더 후에는 우주인으로 우주 왕복선을 조종하겠다는 꿈을 갖게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 즉 그동안 제대로 하지 않았던 공부의 어려움에 부딪혀 몇번의 좌절을 겪게 된다. 하지만 제트기 파일럿이 되겠다는 의지를 가로막는 모든 장애물을 하나씩 차근차근 넘어서는 저자의 이야기는 인간의 정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2011년 이후 미국의 우주 왕복선이 퇴역한 이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우주인들은 러시아의 힘을 빌려 우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한다. 현재의 우주 정거장인 ISS는 여러 국가들의 돈과 노력으로 우주에서 조립된 우주인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곳에서는 여러 나라의 모듈이 존재하여 그 나라에 속한 우주인들은 제각기 그 안에서 여러가지 다양한 과학 실험을 실시하고 장기간 우주 체류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등에 관한 연구의 피실험자가 되기도 하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우주에서 인간의 몸과 정신이 갖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위함이라고 한다(특히 인류가 화성에 갈 그 날을 위해). 2020년에는 현재의 ISS도 폐기된다고 하는데 그 이후로 우주를 향한 인간의 갈망이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 지 궁금하다.

   저자가 열여덟살 이후로 어떻게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는지에 대한 기록과 우주에서의 1년간의 기록이 교차로 서술되어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환경의 이야기임에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읽어나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저자가 <영웅의 자질>을 읽고 받았던 긍정적 영향을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욕망이 강하다 보니 어떤 이야기를 하던지 잘한 부면만을 강조한다는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 소유즈를 타고 출발하여 도착한 우주 정거장의 세세한 모습과 우주인들이 우주 정거장에서 해야하는 임무들, 그리고 다시 지구로 귀한하기까지의 이야기들은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한편을 보는 듯 하다. 그와 동료들이 지구 밖에서 보낸 시간들이 인류의 탐험 정신을 유지시키는 에너지가 되어 더 큰 모험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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