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집
로라 잉걸스 와일더 / 대교출판 / 199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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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은 크면 서울로 보내라고 했다. 그럼 어렸을 땐? 도시에 사나 시골에 사나 상관이 없을까? 내 개인적인 입장이라면 역시 사람은 어렸을 때 시골에 사는 게 좋다. 아니, 시골에 살아야만 한다. 그게 단 몇 년, 아니 몇 개월이 되더라도. 내가 겪은 바에 의하면 어려서 시골에 살았던 사람과 도시에서만 살았던 사람과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 사고하는 방식이나 행동하는 방식, 그리고 말하는 방식에서조차.

어렸을 때 이 책을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한동안 잊고 지냈었지. 어린 마음에 로라가 살았던 집이, 집 옆의 강과 그 자두나무가, 그리고 읍내로 나갈 때 타고 다니던 마차가 너무 부러웠다. 아버지를 따라서 통나무 집을 짓고, 집이 지어지기 전에는 천막이 쳐진 마차에서 살면서 야영을 하는 생활. 읍내에 있는 교회에 갈 때면 가장 좋은 옷을 꺼내 입고, 엄마가 새로 지어주는 옷이 읍내 부잣집 아이 것에 비해 초라할 지 몰라고 작은 것에 감사하는 생활을 하고.

로라의 생활은 어쩌면 지금 내가 꿈꾸고 있는 생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초원에서, 가족들이 모여 있는 따뜻한 집 안에 모여 오손도손 살아가는 생활. 가장 평범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어려울 일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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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소설
댄 헐리 지음, 류시화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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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순간을 놓치지 말라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는 바로 이것이었다. Carpe Diem! 이 순간을 잡아라! 엄밀히 하자면 댄 헐리의 60초 소설과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있는 말이지만, 나에게 있어 그의 메시지는 이것이 아닐까 여겨졌다.

솔직히 말하자면, 첫 몇 장을 읽으면서 정말 돈버는 방법은 가지가지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였다. 이런 일로 이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단 말야?! 정말 미국이란 나라는 별별 사람이 다 있구나, 과연 우리나라에서 이런 아이템으로 벤쳐를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라는! 그야말로... 속물 중의 속물 같은 생각이나 하고 있었단 소리다. 물론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이 생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나의 단점이라면 단점이라 할 수 있는 버릇이 바로 책을 읽으면서 내용에 완전히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나, 그리고 이 사회(-_-)에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변명하자면, 댄 헐리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이런 생각이 든 것뿐이다.

하지만 나 역시 심장이 완전히 돌덩어리로만 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책을 읽어나가며 드디어는 댄 헐리의 순간적 기지에 감동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앞에 앉은 사람의 삶 중에서 단지 한 순간만을 듣고 그것을 앞뒤, 그리고 옆으로 발전시켜 1분만에 완벽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그의 재치와 상상력. 그에게 있어 1분이라는 시간은 완벽한 하나의 인생을 창조하는 시간, 다른 사람의 한평생을 압축시킨 시간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가 창조한 이야기는 거의 언제나 의뢰인이 무의식적으로 바라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뢰인은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할 뿐이지만, 댄 헐리는 그 이야기 속에서 의뢰인의 심리상태를 완벽하게 잡아낸다. 의뢰인의 소망, 희망, 불안함 등을-. 댄 헐리는 이러한 심리상태를 자신의 이야기에 녹여내, 미래의 희망이나 과거의 추억 등으로 의뢰인이 공감할 수 있는 결말을 만들어내고 있는 듯 했다. 이것은 자신의 이야기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자신이 지금의 아내를 만난 과정을 담고 있는 1초 소설은 자신의 소망을 결말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그가 창조한 이야기 중 최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영화 같은 반전을 담고 있는 이 이야기는 아마 그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기고 싶은 순간이었음에 틀림없다.

나에게도 남기고 싶은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의 점을 앞으로, 뒤로, 옆으로 늘려 3차원의 공간을 만들고 싶은 바람. 그리고 그 가운데 나의 소망을 담을 수 있는. 댄 헐리씨! 나도 60초 소설 써줘용..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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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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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실망하고 있는 베르베르의 단편집이다. 솔직히 그의 소설에 관해서는 점점 흥미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신간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읽고 싶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또 덥석 사 들은 베르베르의 나무.

이 책을 다 읽은 소감은, 그의 소설은 장편보다 단편이 낫다는 거다. 그의 소설의 묘미는 역시 그 상상력. 장편에서는 그 상상력이 힘을 잃어 뒤로 갈 수록 허무맹랑하게 되어 버린다. 그래서 초반 설정의 그 놀라운 상상력에 대한 감탄을 후에 실망으로 만들어버린다. 그와 반면 이 단편들은 그럴 새가 없다. 빠르게 전개되고 빠르게 결론을 내다보니 그 상상력의 힘이 끝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걱정했던 것보다는 훨씬 만족스럽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라면 첫번째 이야기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사람 행세를 하지만 실은 사람이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 말을 하는 가전 제품들 속에서 사람 흉내를 내는 그것들에 메스꺼움을 느끼지만 실은 자신도 사람이 아닌 그저 로봇일 뿐이라는 설정은 그 자체가 반전이다. 메트릭스를 연상시킨다고나 할까.

그리고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아... 이것도 병이다ㅠ_ㅠ) 우리보다 월등한 생명체가 지구에 오물을 떨어뜨려 그것을 진주로 만들어 판다는 내용은 그 기발함이 놀라울 뿐이었다. 인간은 그 유성의 냄새를 막기 위해 시멘트도 칠해보고 이것저것 시도해 보다가 결국은 유리로 그 냄새를 완전히 밀봉한다. 하지만 그 순간 우주생명체는 그것을 집어올려 어떤 것보다 아름다운 보석으로서 거래한다. 그리고 또 그 자리에 더 큰 오물을 떨어뜨리고... 뭐랄까,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신선한 이야기였던 것 같다. 더 월등한 생명체에 이용 당하는 한낱 인간이라니.

확실히 그는 그의 박학다식을 소설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그 소재와 설정에 있어서 여러 범위를 넘나들며 그 한계를 시험하는 듯하다. 하지만... 솔직히 내가 베르베르에게 느낀 실망을 이 책 하나로 하나로 회복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냥... 나에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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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 전2권 세트
열린책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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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베르베르의 <개미>를 읽었을 때가 생각난다. 정말 이 세상 최고의 소설이라는 격찬에, 감동에, 감탄에, 흥분에, 그야말로 최고의 수식어를 붙였었다. 그리고 얼마 후 개미혁명, 천사들의 제국, 뇌 등으로 이어지는 그의 소설들을 계속해서 읽었다. 하지만... 솔직한 심정은 처음 개미를 읽을 때만큼의 감동은 없다는 거다.

내가 어린 나이에 개미를 읽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겨우 초등학생 때였으니까. 나이가 들어서는 개미를 읽지 않았다. 처음의 감동이 사라져 나의 베스트 목록에 들어있는 책 중 하나가 빠져나가는 것이 두려워서 말이다. 그럴 때만큼 허탈할 때가 없다. 어렸을 때는 소중했던 것이 나이를 먹어 그 가치를 잃어버릴 때만큼 말이다.

그의 소설은 언제나 흥미진진하게 시작한다. 그의 상상력이 뛰어난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사건이 시작되는 계기나 그 설정 등은 어느 누구보다 독창적이고 창의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그의 소설에 실망하는 이유는 그 내용에 있어서의 너무 큰 비약이다. 혹자는 이것을 상상력이라고 말하곤 하지만, 이건 해도 너무한다. 사건에는 그에 맞는 과정이 있고 인과관계가 있는 법이다. 하지만 그의 소설은 그 과정을 그냥 뛰어넘는다. 실제로는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이 너무도 쉽게 일어난다. 이건 상상력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상상과 비약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이 소설은 이런 비약을 가장 크게 느낀 소설이었따.. 이 소설에서 주인공의 뇌가 컴퓨터와 연결되는 과정은 그에 대한 설명이 결여되어 있다. 그래서 아무리 상상이지만 너무나 허무맹랑하게 느껴진다. 마치 내가 그렇게 썼으니까 그냥 그렇게 알고 있어라는 것 같다-_-; 예전에 읽었던 <개미 혁명>에서도 마찬가지다. 왜 그 학생들은, 심지어 시민들까지도 주인공들의 시위에 그렇게 쉽게 가담했을까? 집을 버리고 학교 안에서 몇날 며칠을 캠핑을 할 정도로 그 주인공들의 의견이나 집회 방법이 설득력 있었다고 생각되지 않는데 말이다.

이렇게 그의 소설은 그 시작의 기발함에 대한 감탄을 꼭 후반의 허무맹랑함에 대한 실망으로 만들어 놓는다. 아... 정말 슬픈일이 아닐 수 없다. 적어도 나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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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이현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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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부 때 심리학을 전공했다. 뭐 그렇다고 심리학에 대해서 남들보다 특출나게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그냥 남들만큼의 상식을 갖고 있는 정도?

이 책을 읽은 감상은... 이 책 역시 뭐 전문적인 심리학 책은 아니라는 거다. 베스트셀러가 된 걸 보면 당연한 것이겠지만(전문서적은 절대 베스트셀러가 될 수 없다-_-) 말이다. 솔직히 이 책에 대해 사람들이 그렇게 찬사를 보내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그냥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을 좀 더 기술적으로(약간의 학술적인 용어와 실험을 이용하여) 풀어냈다는 것 밖에 뭐가 더 있다는 거지-_-?

'설득의 심리학'이란 제목도 약간은 부적절한 제목인 듯 싶다. 이 책 내용의 대부분은 '내가 다른 사람을 설득시킬 수 있는 방법'이 아닌 '다른 사람이 나를 설득시키는 방법', 즉 내가 여러가지 상황에서 왜 설득을 당하는지 설명하는데 할애하고 있다. 반대로 생각해서, 내가 설득당하는 기법으로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럴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이 책에 소개된 '다른 사람이 나를 설득하는 상황'이란 대부분 상술이기 때문이다. 내가 장사를 하지 않는 한 그런 기법을 이용할 기회는 그리 없어 보인다-_-;;

그리고 어떤 분이 말한 것처럼 이 책의 번역은 매우 훌륭해서 마치 소설처럼 막힘없이 읽힌다. 걸리는 것도 없고 어색한 부분도 거의없다. 그리고 몇몇 사례는 재미있기도 하고, 나의 생활 경험같기도 하다. 나도 책을 읽으며 가끔 나의 과거 바보같은 행동(특히 충동구매 및 과잉소비-_-;)을 후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 상황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여튼 꼭 맞지 않는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

여튼, 솔직히 나는 이 책을 한 번 읽고 내용은 금방 잊어버렸다;; 경험상(-_-;) 한 번 읽어보는 것은 괜찮은데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을만한 책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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