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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깨어있기
법륜 지음 / 정토출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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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문득 깨닫게 해주는 좋은 글들이 많습니다.
일독들을 한다면 사회의 보이지 않는 효율이 많이 올라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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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의 마지막 연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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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손에 들고 지하철과 패스트푸드점에서 3분의2 가량을 읽고 나머지는 집에서 읽었다. 분량이 적거니와 한번 손에 들자 잘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누구에겐가 마지막 연인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상대방의 마지막 연인이 되기를 바랄 것이다. 소설속에서 주인공 마오는 15살에서 17살까지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학교도 제멋대로 가지 않고, 상식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아이다. ㅡ_ㅡ;

일본 소설 특유의 성에 대한 자유로운 표현에 덧붙여 마오는 17살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성생활을 영위한다. (절대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나머지의 등장인물 대부분도 그러하다. 이것은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불만으로 다가왔다. 이탈리아인이 등장하는데 굉장한 신사로 표현하고 있다. 마치 모든 이탈리아인이 그러한 것 처럼.그러나 인간이라는 것은 개개인의 특성에 좌우되는 것이지 국가가 모든 개개인의 성품을 나타낼 수는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어의 선택이며 섬세한 감정의 표현, 마음의 동요를 이끌어 내는 알 수 없는 느낌들이 이야기에 들어있다. 이야기의 종반부의 일부 구절을 보자.

'나는 울음이 나왔다. 하치와 데이트도 하고 싶었고,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하치의 방에 가서, 첫 키스를 하고 싶었다. 애가 태어나자 여기저기로 전화를 거는 하치를, 축 늘어진 배로 보고 싶었다. 신생아실에는 갓난아기가 있고, 아아, 키우기 귀찮아. 집 없는 개나 고양이를 주어, 어떨 수 없이 키우기도 하고. 그리고, 같이 바다에 가고 싶었다. 매일 수영도 하고, 해변을 산책하고도 싶었다. 또 쓰잘데없는 말싸움과 하치가 보기 싫어서, 없어지면 좋을텐데, 하고 생각해 보고 싶었다. 어느 쪽이 신문을 먼저 읽느냐고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무수한 히트 송이 과거가 되어가는 것을 함께 느끼고 싶었다. 모든 잡다한 일들을, 좋으니 나쁘니 따지고만 있을 수 없는, 이미 일어난 모든 일들을 복작복작 포함한, 하나의 우주를 만들어, 어느 틈엔가 유유히 흘러,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 세상에서 가장 멎진 곳이기를.'

전혀 일상에서 즐겁지가 않고 짜증이 날 듯한 사건들도 이 이야기에서는 아름답게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이러한 것이 바로 작가의 일이며 의무라고 나는 생각한다. 또한 누구에겐가 마지막 연인이 된다는 것이 바로 이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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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좌파 - 김규항 칼럼집
김규항 지음 / 야간비행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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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부터 2001년까지 [씨네 21]의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등에 연재했던 칼럼을 모아 놓은 책이다. 김규항이라고 하는 사람에 대해서 나는 잘 알지 못한다. 나는 영화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나는 영화를 볼 때 그냥 영화 자체만을 보며 영화를 통해서 사회와 연관된 의식을 형성하려고 부단히 노력하지 않는다. 나는 좌파 또는 우파에 대해서 어디에 속해 있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생각해 보았다.)

나는 김규항이 칼럼에서 사용하는 현학적인 단어들의 연결 또는 나열에 대해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나는 그가 쓴 글들이 상당 부분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그가 글을 쓰는데 있어 무척 용감하다는 것을 느낀다. 책속에서 생각나는 글귀가 있어 덧붙인다. '좌파로 사는 일은 우파로 사는 일에 비할 수 없이 어려우며, 어느 시대나 좌파로 살 수 있는 인간적 소양을 가진 사람은 아주 적다. 우파는 자신의 양심을 건사하는 일만으로도 건전할 수 있지만, 좌파는 다른 이의 양심까지 지켜내야 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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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부작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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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폴 오스터의 소설 <뉴욕 3부작>이 다시 출간 되었다. 1947년생인 폴 오스터는 유대계 미국인이고 활발한 창작 활동을 통하여 많은 소설을 발표해오고 있는 생존 작가이다. <뉴욕 3부작>은 “유리의 도시”, “유령들”, “잠겨 있는 방” 세편의 중편소설이 하나의 커다란 소설을 이루고 있는 형태이며 탐정들이 등장하고 탐정 소설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탐정 소설적인 요소는 약하다.

'고독'

다양한 미디어의 등장으로 현대인들은 많은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된 반면 그 영향으로 혼자 고립될 가능성이 더욱 많아졌다. 꾸역 꾸역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대도시에서 상대적인 고독의 강도를 만끽하며 살아가고 있다.<뉴욕 3부작>에서 현대인의 고독은 누군가를 관찰하는 것으로부터 표현되며, 관찰하는 관찰자와 관찰당하는 대상자가 동일한 고독감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현대인의 행동을 통하여 표면으로 들어나게 되며 무의식적으로 표출되어 삶을 이루는 하나의 구성 요소가 되고 있다.

소설속의 탐정들이 타인을 관찰하며 고독한 행위를 계속 하는 것은 바로 우리들 삶의 외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역설적으로 그러한 관찰의 행동을 통하여 관찰자와 피관찰자는 단절된 고립감을 해소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사용되어지기도 한다. 어쩌면 현대인들은 누군가를 관찰하는 것이나 누군가로부터 관찰당하는 것을 좋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특정인을 스토킹하고 대중으로부터 주목받기를 원하는 것이 현대인들의 주된 관심사이자 행동 양식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순환'

옮긴이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소설은 언뜻 보기에는 서로 관련이 없는 듯하면서도 전체를 이루는 구성 요소들로 읽어야 완벽해지는 세 편의 중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다음 편으로 섞여 들고 마지막 이야기는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 전체를 구성한다.”

<뉴욕 3부작>은 각각의 소설들을 한편의 독립된 작품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형태로 마지막편의 이야기가 다시 처음 작품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처음부터 끝가지 소설을 다 읽었을 때 왠지 모를 혼란을 느끼게 되며 책장을 덥지 못하고 다시 첫 페이지로 눈길을 옮겨야 하는 압박감을 느끼게 만든다. 이러한 순환성은 우리의 일상과 비슷하여 첫 페이지부터 시작하여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읽고나면 다시 처음부터 책을 읽어야 하는데, 마치 다람쥐 바퀴 도는 듯한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도 많이 닮아 있다.

'우리들의 모습'

<뉴욕 3부작>의 고독과 순환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폴 오스터는 고독한 관찰이라고 하는 내용적 구성과 반복의 순환이라고 하는 형식적 구성을 통하여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선천적인 외로움을 표현하고 있다. 고독과 순환이 결합되어 우리들의 일상이 되며 이것이 파괴되면 삶도 같이 파괴된다.

소설속의 주인공들은 결말에 이르러서는 어떠한 형태로든 삶이 파괴되고 있다. 자신이 느끼는 고독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판단되거나 반복적인 순환이 단절 되었을 경우에는 삶이 계속되지 못하고 중단되고 마는 것이다. 관찰의 대상이 사라져 버렸을 때 폴 오스터를 대신하여 탐정은 이렇게 말하며 한숨짓고 있다. “이제 스틸먼은 어디론가 사라져 그 도시의 일부가 되었다. 하나의 반점, 마침표, 끝없는 벽돌담 속의 벽돌 한 장이 되고 말았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타인을 관찰하는 소설 속 주인공인 탐정과 닮아 있고 순환적 고독의 대리인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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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 - 젊은 날 닥치는 대로 글쓰기
폴 오스터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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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 <hand to mouth>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폴 오스터의 자전적 이야기다. 젊은날 살아 가기 위한 몸부림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 길 위에서 쓰러지지 않고 지탱해 내기 위한 오스터의 행동들이 언급되어 있다. 한마디로 <hand to mouth> 이다. 먹고 살기 위한 몸부림. 오스터는 손으로(글을 쓰는것) 그것을 해결했다. (그래서 hand to mouth 인듯)

젊은날 자유를 위하여 얽매이는 직장을 선택하지 않고 글을 쓰며 자유로운 생활을 갈망했던 저자는 돈이라고 하는 커다란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 나도 자본주의 사회가 어떤 것이라는 것을 절실히 안지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폴 오스터도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뼈저린 체감을 했던 것이 책을 읽어 나감에 있어 분명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생계를 위한 닥치는 대로 글쓰기는 시, 번역, 평론 등을 통해 이루어졌고 뉴욕과 파리를 이동하면서 또 유조선에 승선하면서 지내게 된다.

이 책에 나오는(저자의 자전적 이야기) 여러 이야기들은 그의 소설 <뉴욕 3부작>과 <달의 궁전>을 통하여 여러번 비슷한 내용들이 언급된다. 아마 다른 책을 통해서도 언급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소설가가 글을 쓰는 것은 많은 경우 자전적 이야기를 재구성하여 이루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오스터의 경우도 예외는 아닌것 같다. 그의 글들을 읽으면 마치 편안한 길을 계속 걸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한가지 이야기에서 다른 이야기로 또 다른 이야기로 옮겨가는 방법이 수준급 인 듯 싶다.

이 책에는 희곡 3편과 액션 베이스볼 이라는 게임이 언급되어 있다. 대부분의 글을 컴퓨터로 쓰고 있는 것이 현실이므로 다시 책을 내게 된다면 한글 제목을 <빵굽는 컴퓨터>라고 이름 지어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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