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고 말해 스토리콜렉터 52
마이클 로보텀 지음, 최필원 옮김 / 북로드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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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혹시 좋아하는 게임이 있으신가요?

저는 탈출 게임을 좋아해요.

숨은 그림을 찾거나 다양한 곳에서 힌트를 찾아 하나하나 연결하다 보면

방이나 스테이지를 탈출할 수 있는 게임이죠.

이 게임에서는 전혀 쓸데없어 보이는 가위나 지렛대도 모두 제 역할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래서 꾸준히 시간을 들여 힌트를 하나하나 모으다보면 어느순간 방을 탈출할 수 있는 거죠.

탈출하면 엄청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요.


이 소설은 제게 바로 그 탈출게임 같았어요.

처음에는 쓸데 없어 보였던 장면들이 어느순간 잃어버린 소녀를 찾기 위한 힌트였던 셈이죠.



축제가 끝나고 사라진 두 소녀. 마을에서는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지만

끝내 찾지 못한채 3년이 흐릅니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의 한 농가에서 부부가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생깁니다.

근처 호수에서는 신발도 신지 않은 신원미상의 여자가 시체로 떠오르죠.

현장의 증서를 토대로 살인사건 용의자를 체포하지만,

정신병력을 가진 용의자라니 어딘가 석연치 않습니다.

경찰은 범죄심리학자인 조 올로클린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조는 두 사건의 연관성을 밝혀내고

신원미상의 시체가 바로 사라진 두 소녀 중 한명이라는 걸 알게 되죠.

과연 나머지 한 소녀는 살아있는 걸까요? 대체 두 소녀를 이렇게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요?

조는 나머지 한 소녀를 구할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하는데

어떤 소설의 경우 서사보다는 자세한 묘사에 치중해 이야기에 몰입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렇다고 너무 스토리 중심으로만 풀어가면 읽기는 쉽지만 텅빈 강정같은 느낌이 들기 쉬운데

이 소설은 서사와 묘사가 적절히 잘 섞여 있어

범인과 심리학자, 희생자의 심리 상황부터 스토리까지 한편에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답니다.


특히 이 소설은 심리학자 조의 관점과 실종 소녀 관점이 교차로 편집되어

훨씬 다각적인 면으로 이야기를 즐길 수 있었어요.


마이클 로보텀 소설을 읽어본 줄 알았는데 이번이 첫만남이었더라고요.

이렇게 강렬한 첫만남이라니...

왜 이 소설가를 이제 알았나 싶을 정도로 간만에 빠져들어 봤던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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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가족놀이 스토리콜렉터 6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로드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미야베 미유키의 신작 <가상 가족 놀이>를 읽었습니다.

미미여사의 많은 작품들을 좋아하지만

현대물 중 가장 좋아하는 <모방범>의 다케가미 형사를 다시 만나게 되서 더욱 기쁜 책읽기였답니다.



<가상 가족 놀이>라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이 소설의 주된 배경은 인터넷 속 세상입니다.

누구나 될 수 있고 누구도 아닌 인터넷 속 세상에서

'아버지'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던 한 남자가 공사현장에서 변사체로 발견됩니다.

경찰의 수사 끝에 또다른 미해결 여성 살인사건과 연관성을 찾아내고

용의자를 찾아 취조를 하게 되는데...


진짜 가족에게는 냉담했지만 인터넷 속 가족에게는 다정다감했던 '아버지'

대체 그를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요?

어떤 분노가 그렇게도 잔인하게 살해해야 했을까요?



개인적으로 일본 소설가 중 가장 오랫동안 좋아하고 있는 소설가가 바로 미야베 미유키예요.

꾸준한 집필 활동과 다양한 이야기 구성이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든답니다.


이 소설은 미야베 미유키의 기존 현대물 소설과 달리 무척 짧은 중편소설입니다.

그래서 다 읽고 나면 아주 잘 짜여진 한 편의 스페셜 드라마를 본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소설을 읽는 내내 불편한 기분이었어요.

현실의 가족이 아닌 인터넷상에 가상 가족 놀이에 몰두했던 '아버지'의 행태를 읽어갈수록

현실과 인터넷 사이의 간극이 눈에 보일 듯 느껴졌기 때문이죠.


이 소설은 인터넷이라는 세상으로 새롭게 이어진 현실을 꼬집은 소설입니다.

사실 누구나 인터넷 상의 나와 현실의 나가 똑같을 수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이 소설에서처럼 가상 공간에서의 위선적인 모습이

때로는 누구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답니다.


짧게 술술 읽히는 소설이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소설입니다.

범인의 정체보다는 형사들의 수사 과정에 주목하면 훨씬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처음 읽기 시작할 때는 등장 인물에 대한 설명 등으로 사족이 좀 많아서 집중하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50페이지 이후 술술 읽히더라고요.

혹시 처음 몇 페이지가 집중이 안 된다면 51페이지부터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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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코다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로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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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무코다 이발소>를 읽었습니다.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 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건 <면장선거>였어요.
<공중그네>를 재미있게 읽어서 비슷한 다른 작품을 찾던 중 <면장선거>를 추천받았는데

공중그네보다 더 엉뚱해진 이라부 샌세를 만나게 되었죠. ㅋㅋ


이번 신작 <무코다 이발소>는 도마자와 라는 시골 마을에서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는 무코다씨가 주인공입니다.

무코다씨는 <공중그네>나 <면장선서>의 주인공인 이라부 선생보다 훨씬 비관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으로

어느날 갑자기 직장을 때려치우고 내려온 아들이 반갑기는 커녕 도시에서 쫒겨 내려온 건 아닌가 의심부터 합니다.


도마자와는 한가하고 살기 좋을 것 같은 시골마을이지만

인구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노인들만 넘쳐나 이발소 2곳, 주유소 1곳, 술집 1곳 등

생활 편의시설 조차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은 산골 마을입니다.

이 소설은 도마자와라는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각 단편마다 주인공이 있는 옴니버스식 소설이에요.


그렇다고 한가로운 전원생활을 미화한 소설은 아닙니다.

오쿠다 히데오 작가가 그렇게 따뜻한 얘기만 할 사람은 아니잖아요. ㅋ


사실 도시에서 오랫동안 살다보면 귀농을 꿈꾸게 되잖아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연예인들까지도 제주도로 강원도로 귀농 생활 하는 걸 보여주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 소설은 우리가 꿈꾸는 귀농이 만만하지만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살고 있는 무코다씨의 친구가 도마자와로 내려오고 싶다는 말에 무코다씨는 대답합니다.


"너, 안사람과 둘이 느긋하게 살고 싶다느니 하는데, 너무 느긋해진 거 아냐?

겨울 되면 눈 치우는게 얼마나 힘든지 잊었냔 말이야. 달도 별도 없는 밤의 어둠을 다 잊은거야?

시골생활을 가볍게 말하지 말라고. 잘 들어. 도마자와에는 밝은 미래 따위 없어. 그걸 알고 하는 소리라면 돌아와."


어쩌면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말입니다.



가볍게 술술 읽히지만 그 안에 있는 생각만큼은 가볍지 않은 소설 <무코다 이발소>.
농촌의 생활을 적나라하게 보고 싶다면,

따뜻하지만 현실적인 비관주의자 무코다 씨를 만나고 싶다면 <무코다 이발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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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과 강철의 숲
미야시타 나츠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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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잔잔하면서도 좋은 소설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양과 강철의 숲>

 

이 소설은 일본 서점 대상 1위로 뽑힌 작품입니다.
그냥 베스트셀러도 아니고 서점 대상 1위라면 대체 어떤 소설일까? 궁금해서 읽게된 소설이랍니다.

처음에 제목을 들었을 때는 무엇을 설명하는지 전혀 알 수 없어
무척 현학적인 내용의 어려운 책이 아닐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양의 가죽으로 만든 해머가 강철로 만든 현을 두드리며 나는 피아노 소리를 묘사한 제목 자체도 정말 멋지게 느껴지네요.

 

이 소설의 주인공은 피아노 조율사입니다.
어느날 우연히 학교 체육관에 있는 피아노를 조율하러 온 조율사가
피아노 음 하나하나 조율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피아노 소리에 매료되어
차근차근 피아노 조율사로 커 가는 이야기입니다.

 

숲 냄새가 났다.
가을, 밤에 가까운 시간의 숲.
바람이 나무를 흔들어 나뭇잎이 바스락바스락 우는 소리를 냈다.
밤이 되기 시작한 시간의 숲 냄새.
눈앞에 크고 새까만 피아노가 있었다.
피아노 뚜껑은 열려 있었고 그 옆에 한 남성이 서 있었다.
그가 피아노 건반을 몇 군데 두드리자,
뚜껑이 열린 숲에서 나무들이 흔들리는 냄새가 났다.
밤이 흐르고 있었고 나는 열일곱 살이었다.
-본문 중에서

 

주인공이 처음 피아노 소리에 매료되는 장면이에요.
이 페이지만 읽어도 편안하면서도 따뜻한 숲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요?

 

이 책을 읽는 내내 한 일본 독자의 리뷰처럼
페이지를 넘기면 평온한 숲의 냄새, 편안한 음악이 들려오고
눈을 감으면 어디에 있더라도 잠잠한 고요 속에서 주위의 풍경까지 바꿔버리는느낌을 받았어요.

 

사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 소설을 설명하는 글들(유려한 문체, 감각적인 묘사 등)이 모두
책의 느낌이나 감상을 절반도 설명해 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음이 어지럽고 어수선할 때 고요하면서도 편안한, 그러면서도 착한 소설을 읽고 싶다면
<양과 강철의 숲>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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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잘 먹었습니다 - 힘든 하루의 끝, 나를 위로하는 작은 사치
히라마쓰 요코 지음, 이영미 옮김 / 인디고(글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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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 꽤 따뜻한 날씨더니 

오늘은 갑자기 영하로 떨어지면서 눈발까지 날리더라고요. 

크리스마스에는 함박눈이 펑펑 와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




오늘은 일본 에세이 하나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혼자서도 잘 먹었습니다>


제목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혼자서 먹는 음식에 대한 에세이에요.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1인가족, 혼밥, 혼술 등이 유행하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훨씬 전부터 밥이나 술 등을 혼자 먹는 문화가 있었거든요. 


벌써 시즌 6까지 나온 <고독한 미식가>라는 일본드라마는

혼자서 맛있는 걸 먹는 남자를 그리고 있고, 

시즌 2까지 나온 <와카코와 술>이라는 일본드라마는

퇴근 후 혼자서 술을 즐기는 OL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어요. 


두 드라마 모두 재미있게 본터라 <혼자서도 잘 먹었습니다>라는 에세이가 더욱 기대가 되었답니다. 


 

이 에세이는 돈가스, 카레, 퇴김, 초밥 등 각각의 음식을 주제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요. 

사실 처음에는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쓴 에세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에세이 보다는 음식 관련 단편이라고 보는 게 더 적절하겠더라고요. 


퇴근 후 터벅거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우연히 만난 돌솥밥 집에서 따뜻한 위로를 받기도 하고 

따끈한 수프 한 그릇으로 가볍지만 든든한 한끼를 먹기도 하고

두툼한 로스까스 정식으로 우울했던 일상을 든든함으로 바꾸기도 하고.


하지만 우울할 때 그 무엇보다도 음식으로 치유받을 때가 많잖아요. 

이 책을 읽다 보면 주인공들과 함께 그 음식을 먹은 듯 위로받고 치유받는 느낌이 듭니다. 

이야기도 말랑말랑해서 가볍게 읽기 정말 좋은 책이랍니다. 



책 말미에는 혼자 가기 좋은 도쿄 식당을 100곳이나 소개하고 있어 

더욱 이 책이 소중해 졌습니다. ^^

나중에 일본에 여행이라고 가게된다면 꼭 이 책 들고가려고요. 



언젠가부터 귀찮다는 이유로, 바쁘다는 핑계로

음식을 먹는다는 걸 의무적으로 할 때가 많아졌더라고요. 

이 책을 보면서 음식을 먹는다는 일이 얼마나 사람을 위로하는 일인지 알게 되었어요. 

오늘 저녁부터라도 제대로 챙겨 먹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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