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 리스트 :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 할인행사
롭 라이너 감독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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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 리스트>>

- 꿈과 행복을 퍼 담을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자.

 

 


 지난 9월 18일 밤 우연히 <mbc 100분토론 - 미국發 금융위기, 우리 경제는?>을 보았다. 그것을 보곤 ‘우리나라의 금융위기가 생각보다 심각하고 또 장기화 되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다음날 라디오 뉴스를 들으며 가게 일을 거들다가 문득 아버지 펀드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주식 앞으로 계속 떨어질 것 같은데 펀드 빨리 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나 그 때 듣던 라디오 뉴스가 CBS였던 탓인지 아버지는 정부에 대한 믿음을 갖고는 이렇게 이야기 하셨다. “이제 떨어질 만큼 떨어져서 올라갈 거라고 하더라.” 시간이 흐르고 주식은 더욱 추락했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펀드는 이자는 물론이고 원금까지 절반 이상이 달아나고 말았다. 한숨 쉬는 아버지를 보며 그 때 좀 더 강력하게 밀어 붙이지 못한 내가 후회스러웠다. 그건 분명 후회였다.


 영화 <<버킷 리스트>>는 시한부 인생 앞에 놓인 두 노인의 후회가 서사의 원동력이 된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의무 때문에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카터와 많은 사업체를 총괄해야 했기에 삶의 여유를 갖지 못한 에드워드의 후회가 이질적인 두 노인이 함께 여행길에 오르도록 한다. 서로의 남은 죽음을 공유하듯 이 둘은 남은 시간을 후회로 채우지 않기 위한 리스트를 함께 만들고 그것을 실행해 간다. 여행의 끝에 에드워드는 아내의 사랑을 다시금 깨닫고 집으로 돌아가고 에드워드는 자신의 딸에게 화해의 손을 내민다. 죽음 앞에서 두 노인이 깨닫게 된 것은 결국 인간애였다. 가족의 사랑, 그리고 우정. 맨손으로 큰 사업체를 일궈낸 에드워드의 외로운 인생길은 카터와의 우정을 통해 따뜻해질 수 있었다. 그렇다. 죽음 앞에서의 후회는 결국 인간애의 부족에서 오는 것이었다. 그건 펀드로 날린 돈에 대한 후회가 아니었다. 


 두 노인의 시한부는 1년 이내였다. 그들은 이미 너무 늙었고 시간이 없었다. 그렇기에 그들의 리스트는 단발적인 쾌락의 것일 수밖에 없었다. 카터는 공부를 시작할 수 없었고 에드워드도 다시 가정을 만들어 갈 수는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이 영화를 단순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인간애다.’라는 교훈 읽기에만 그친다면 노인의 영화보기에 머무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젊다면 인간애뿐만 아니라 자신의 꿈에 관해 생각해봐야 한다. 카터가 자신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건 이른 시기에 가정을 꾸렸기 때문이다. 아이가 생긴 이후 그가 한 행동은 책임감 있는 행동이긴 했지만 그로 인해 그가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던 건 사실이다. 상식에 박식한 그의 모습은 계속 공부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의 결과였다.  


 애니메이션 영화 <<귀를 기울이면>>은 한 소녀가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그리고 그것을 실현해 내기 위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 소리는 진정 자신이 삶을 살면서 하고 싶은 것, 꿈에 대해 이야기 해준다. 그리고 그 꿈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하고 리스트를 작성하게끔 한다. <<버킷 리스트>>의 리스트는 단발적인 것일 수밖에 없었지만 젊은이의 리스트는 인생의 설계도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리스트는 <<귀를 기울이면>>에서처럼 진정 자신의 마음에서 오는 것이어야 하며 <<버킷 리스트>>처럼 가장 솔직한 목록이 되어야 한다. 솔직하지 못한 설계도는 인생을 후회의 길로 가게 한다.  


 우리 집 재산의 일부가 펀드로 날아갔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집의 구성원이 날아간 것은 아니다. 돈은 날아갔다가 돌아오기도 하고 그렇지만 가족은 결코 그렇지 않다. 얼마 전부터 아버지는 나를 매일 안아주신다. 너무 낯간지럽고 어색했지만 이젠 너무 포근하다. 아버지가 <<버킷 리스트>>를 보시지는 않으셨겠지만 영화의 교훈을 스스로의 인생에서 깨닫게 되신 것이리라. 어리버리하고 만사가 서툰데다가 괜히 고집만 센 나를 그래도 그저 좋아해 주는 친구들이 있다. 에드워드가 죽기에 앞서 가장 다행스럽고도 행복했던 일은 카터를 사귀고 친구가 된 일이다. 그 우정은 나를 울리게 했다. 그리고 그 울림은 내 친구들에 대한 고마움으로 이어졌다. 세상은 점점 경쟁을 강제하고 인간애의 고갈을 당연한 일로 여긴다. 하지만 꿈이 있는 한 마음의 소리로 쓴 리스트를 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젠 취업을 위한 스펙 리스트를 넘어 꿈과 행복을 퍼 담을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자.   



추천강도 ★★★★

08.10.30 두괴즐


*참고자료

1.<죽기 전에 우리가 하는 일들>, 이혜미, 시네티즌(www.cinetizen.com )
2.<버킷 리스트>, xenomorph(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8683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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