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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4 세계경제의 미래
해리 S. 덴트 & 로드니 존슨 지음, 권성희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알라딘 신간서평단 두 번째 책입니다. 이 책은 <2013-2014 세계경제의 미래>라는 제목처럼 앞으로 닥칠 경제 위기를 다룬 책입니다. 저자인 해리 덴트(Harry Dent)는 미국의 경제예측 연구소인 HS덴트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로서 인구구조에 따른 소비 성향의 변화를 토대로 한 경제 전망과 투자 전략의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는 인물입니다. 그러므로 다른 경제전문가들의 분석보다 차이점이 있습니다. 흔히 경제를 예측할 때 과거 또는 기존의 경제이론을 응용하여 미래를 예측하지만, 해리 덴트는 다른 외적인 영향보다 인구통계와 구조를 가장 중요시하는데, 수많은 통계와 그래프 자료가 그의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그는 개인의 생애주기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경제적 생애 주기를 측정해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미국인들은 평균 31세 때 집을 사고, 37~42세 때 더 큰 집으로 이사하며, 자녀가 집을 떠나는 46세 때 소비가 정점에 도달합니다. 9.11 테러, 전쟁, 버블닷컴 붕괴 등 수많은 부정적인 사건들이 존재했지만 미국 경제는 기본적으로 인구 구조적인 힘에 의해 성장을 지속했습니다. 하지만 그 성장의 동력원인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는 시점과 맞물려 소비보단 저축을 늘리면서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개인의 생애주기에 따른 경제력을 토대로 전체 경제를 분석해 보고 있습니다.
또한, 경제주기를 예측 가능한 단순한 사계절의 순환을 따른다고 주장합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면서 성장이 재개되고, 여름이 되면 경제가 다소 과열되면서 모든 것이 과도해집니다. 가을이 오면 모든 것이 완벽해지고 추수하기에 최적의 시기가 도래하면서 풍요로운 생활을 하게 됩니다. 계절적 변화를 염두에 두고 가능한 많은 것을 저장해둬야 할 시기가 바로 가을인데, 아무리 상황이 좋아도 겨울은 반드시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1980~2000년대 초 가을을 지나 이제 겨울로 향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과도한 부채가 슬슬 문제가 되고 있고, 곳곳에서 버블이 터지면서 경기 침체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변환점이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라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1980년대 세계 1위 자리까지 넘보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으나 버블이 터지면서 장기불황에 빠진 상태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가장 우려하는 것이 바로 디플레이션(Deflation)입니다. 완만한 인플레이션은 경제를 활성화하고 성장을 돕습니다. 하지만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수요가 둔화되면서 물가가 떨어지는데, 사람들은 물가가 더 내려가길 기다리고 가격은 낮추고 생산은 줄이게 됩니다. 결국 일자리는 줄고, 소비는 더욱 위축되어 물가가 다시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장기불황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디플레이션은 정부에게 재앙이나 다름없는데, 재정정책이 무용지물이 되고, 부채의 가치가 더욱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이 더 무서운 존재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다음은 세계경제의 미래에 대한 부분입니다. 앞으로 세계경제의 중심은 현재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는 시점이며, 그 후에는 인도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현재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과잉공급에 따른 부동산 버블, 1인당 GDP는 미국에 비해 여전히 낮다는 점,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한계점으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저자는 신흥국의 성장을 예측할 때 인구구조와 도시화 비율을 토대로 전망을 하는데, 여러 가지 측면을 봤을 때 인도가 가장 저력이 있는 국가로 보고 있으며 중국을 제치고 세계 경제 2위 또는 미국과 견줄만한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아무래도 미국의 경제연구소에서 쓴 것이다 보니 절반 이상 미국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제목은 세계경제의 미래지만 세계경제에 대한 이야기는 후반에 분량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아쉬움은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인도와 같이 동아시아에 대해 집중조명한 것은 흥미로운 부분이었고, 그만큼 앞으로 동아시아의 역할이 세계경제에 있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면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겨울을 대비해 기업이나 개인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 또한 제시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물론 이 책을 완벽하게 이해하긴 힘들었지만, 이 책을 통해 그나마 세계경제를 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