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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쿳시 지음, 조규형 옮김 / 책세상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존 쿳시의 [페테르부르크의 대가]를 읽은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존 쿳시의 작품이 읽기에 그리 만만한 작품은 아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들의 작품이 대부분 그러하듯 작품의 큰 줄기는 간단하지만 그 이면에 내포되어 있는 작가의 표출하고자 하는 것을 탐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이 책도 [로빈슨 크루소]를 수잔 바턴이라는 여성을 등장시켜 여성적 시각에서 바라보며 쓴 이야기로 우리가 그저 무인도에 우연히 표류한 한 인간의 이야기로만 알고 있던 [로빈슨 크루소]에 대한 인식을 180도 바꾸어 놓는다.
무인도에 홀로 용감하게 살았던 인간이 아니라, 용감하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은 로빈슨 크루소란 인간의 진정한 내면을 조명하고, 책을 지필하는 당시의 남아프리카의 상황과 어느정도 면밀한 자유와 복종에 대해서 문학적인 측면이 아니라 철학적으로 명상하게 하는 책이다.
우리가 표리적으로는 타인에 대한 구속과 복종을 불공정하다고 얘기하지만 그 이면에 내재되어 있는 타인을 예속하고 싶어하는 표리부동한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다.
존 쿳시의 작품엔 현실과 환상사이를 오고가는 부분이 늘 등장하는데, 그 부분은 세심하게 읽지 않고서는 여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소설을 사유의 한 방식으로 생각하는 저자의 방식탓인지 -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 1번 읽고서는 존 쿳시의 작품을 온전하게 읽었다고 하기 어렵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