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결혼, 하면 괴롭고 안하면 외롭고 - 장경동의 사랑과 결혼에 관한 힐링 에세이
장경동 지음, 홍전실 그림 / 아라크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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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대를 일컫어 '삼포세대'라는 말을 한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이다. 최근에는 삼포를 넘어 칠포세대(삼포 + 내집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까지 이르렀다. 


그래도 인간으로 태어나 남자나 여자로 살아가면서 결혼에 대한 환상 혹은 결혼생활을 잘하고 싶은 마음은 모두 매한가지라 생각된다. 그래서 연애부터 결혼에 이르기까지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어떻게 하면 무탈한 결혼생활을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부부생활 역시 인간관계이지만 일반의 인간관계와는 전혀 다른 성질의 개념이다.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서로의 집안과 더 큰 개념의 가족들을 생각하며 무엇보다 자신들의 만족도 고민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결혼이자 부부생활이다. 이때문에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한 때는 법정 스님의《스님의 주례사》가 불티나게 팔리고 필독서가 되기도 했다. 


여기에 또다른 종교에서 결혼과 부부생활에 대한 조언을 하는 분이 나타났다. 이미 유명한 장경동 목사님이다. TV에서 많은 강연으로 유명한 분이기에 웬만하면 다 알 것이라 생각한다.


《결혼, 하면 괴롭고 안 하면 외롭고》라는 제목은 이미 결혼을 한 사람들이 결혼에 대해 물으면 답하는 문구다. 해도 어렵고 힘든 일이며 안 하면 외로움을 견뎌야 하는 우리의 삶이다. 그래서 덜 괴로운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사랑과 결혼에 대해 기술된 책이라 보면 될 것이다.


책의 내용에는 대부분이 결혼 생활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저자 본인의 삶을 통해 기술되어 있다. 구구절절 다 읽는 것도 공감되는 내용이겠지만 아래의 10계명만 염두한다면 저자가 생각하는 결혼과 부부생활에 대해 정리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행복한 부부 생활을 위한 십계명]


제1계명은 '결혼생활의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기'입니다.

아무것도 겨냥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명중시킬 수 없습니다. 결혼생활의 비극은 목표가 없는 데서 시작됩니다. 사실 인생이나 가정은 뭔가 이루어졌을 때보다 이루어질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훨씬 더 행복합니다. 때릴 때 허공을 치듯 하지 말고, 목표 없이 뛰어기지 말아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부부도 목표 없이 살아가지 말아야 합니다. 삶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목표를 가지고 살아 가십시오.


제2계명은 '단점의 눈은 감고, 장점의 눈만 뜨고 살아가기'입니다.

결혼 전에는 장점의 눈은 감고 단점의 눈만 뜨고 보다가, 결혼 후에는 반대로 단점의 눈은 감고 장점의 눈만 뜨고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부들은 반대로 행동합니다. 연애할 때는 좋은 것만 봅니다. 웃으면 당연히 예쁘고, 심지어는 화를 내도 예쁘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아내가 웃을 때 볼이 쏙 들어가니까 보조개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정신 차리고 보니 곰보였다고 합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절대 좋은 눈으로 보지 마세요. 저 여자는 흠이 무엇인가, 저 남자는 단점이 무엇인가 찾으세요. 그래도 찾아지지 않거든 결혼을 하고, 결혼한 후에 보이는 단점은 눈을 감아 버리세요. 

결혼을 하기 전에는 단점이 안 보이다가 결혼한 다음부터 단점이 눈에 띄기 시작하면 불행이 시작됩니다. 이것은 숙련되지 않으면 잘 안 됩니다. 그래서 여름과 겨울을 함께 지내보기 전까지는 결코 결혼하지 말라는 권유를 하고 싶습니다. 한번 짝지은 결혼은 나눌 수 없으니 할 때 잘해야 합니다.


제3계명은 '어떤 경우에도 비교하지 말고 살아가기'입니다.

비교는 비참합니다. 자신보다 더 가진 사람이 있게 마련이고, 자신보다 못 가진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또한 자신보다 더 큰 사람이 있게 마련이고, 자신보다 더 작은 사람도 있게 마련입니다. 나보다 더 뚱뚱한 사람도 많고, 나보다 더 날씬한 사람도 많습니다. 못난 사람 앞에 서면 우쭐해지고, 잘난 사람 앞에 서면 열등감에 사로잡혀 비참해지는 것이 인간입니다. 우쭐해도 불쌍하고, 비참해도 불쌍합니다. 결국 인간은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독창적으로 살아야 행복한 것입니다.

만약 이 세상에 빨간 장미만이 존재한다면 어떨까요? 이 세상에 있는 사람들의 키가 전부 180센티미터라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모든 사람의 피부색이 하얗다면 무엇이 좋을까요? 빨간 장미, 노란 국화, 하얀 안개꽃이 있어야 각각의 멋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까만 사람, 햐얀 사람, 희끄무레한 사람, 거무스레한 사람 등이 다양하게 있어야 멋있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나는 나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귀한 것입니다.

그래서 부부 또한 비교하면 안 됩니다. 남편의 직위가 높지 않다고 해서 비교하지 마세요. 비교하면 비참해집니다.

"당신은 뭐하는 거예요? 당신 동기들은 부장 또는 전무라는데 당신은 아직 과장도 안 되고......"

남편이 그걸 모를까요? 화가 난 남편은 "미안해.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부장으로 승진해 볼게"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잔뜩 술 취한 채로 들어와서는 "그러면 가서 그 사람하고 살아"라고 합니다.

"누구네 남편은 한 달에 얼마씩 벌어다 준다는데 당신은 뭐하는 거야? 내가 얼마나 쪼들리며 사는 줄 알기나 해?"하고 비교해서 말하면 "미안해. 내가 행복하게 해 준다고 데려와서는 고생만 시켜서 정말 미안해"라고 말하는 훌륭한 남편은 거의 없습니다. "돈 잘 버는 사람한테 가서 살아. 비교하지마"라고 할 것입니다.


제4계명은 '화를 품은 채 잠자리에 들지 말기'입니다.

살다 보면 화가 안 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한 번씩 화를 낼 때마다 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대개 병에 걸린 사람들의 삶을 살펴보면 짜증을 많이 낸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니 화를 내지 말고 화가 나면 이야기를 하세요.


제5계명은 '돈을 사용하는 데 하나가 되기'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돈은 애정의 척도며 인격의 잣대입니다. 그러므로 돈을 바르게 사용해야 합니다. 부부가 함께 돈을 쓰면 거의 문제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부부는 대체로 반대 성향을 가진 사람끼리 만나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람이 만나도 반대가 됩니다. 서로 똑같은 부부는 없습니다. 그래서 여자가 헤프면 남자가 알뜰해지고, 남자가 헤프면 여자가 알뜰해집니다. 둘 다 헤프고 둘 다 알뜰한 부부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돈을 함께 쓰면 별 문제가 없지만, 배우자와 상의 없이 혼자 쓰면 반드시 문제가 생깁니다. 균형이 안 맞기 때문입니다.

부부가 함께 빌려 주자고 해서 빌려 준 돈은 떼이지 않습니다. 배우자와 상의 없이 혼자 빌려 준 돈은 못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부가 함께 투자한 사업도 잘 망하지 않습니다. 혼자 벌려 놓은 사업이 망합니다. 물론 둘이 해도 안 될 때가 있지요. 그러나 그것은 둘이 함께 짊어지니까 괜찮습니다. 아무리 문제가 커도 둘이 함께 짊어지면 극복해 나갈 수 있습니다.

돈이 행복의 조건은 아닙니다. 그러니 돈이 많든 적든 부부가 함께 상의해서 사용하세요.


제6계명은 '평생 가슴에 못 박는 말은 하지 말기'입니다.

입술의 30초가 가슴의 30년이 됩니다. 말은 단순한 것 같지만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말 한마디로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고, 힘을 불어넣기도 하고 힘을 빼기도 합니다.

남편이 아내 가슴에 못 박는 소리를 하면, 남편은 기억도 못할지라도 아내는 30년이 지나도록 그 말을 한 자도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 번 가슴에 박힌 못이 30년이 지나도 빠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남편은 못 박는 말을 아내에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남자가 조심해야 할 일입니다.


제7계명은 '침실의 기쁨을 잘 유지하기'입니다.

부부 문제는 성격 차이를 제외하고는 성적인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지만 침실의 30분은 부부 생활을 좌우하고 나아가 한 집안을 좌우합니다.

요즘 부부들은 서른 살 전후로 결혼을 합니다. 부부가 같이 잠자리를 하는 것을 예순살까지라고 했을 때, 부부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은 30여 년입니다. 그런데 싸우면 각방을 쓰는 부부가 있습니다. 영원 속으로 떠나가면 돌아올 수 없는 육체를 가지고 즐길 수 있는 기쁨을 사소한 것 때문에 싸웠다고 각방을 쓰면서 살아서야 되겠습니까?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즐겁게 사세요.

제발 사소한 일로 다투고 각방을 쓰지 마세요. 성생활은 바쁘고 힘들다는 핑계로 멀리 하지 말고, 주어진 여건 속에서 즐겨야 할 선물입니다. 그것은 너무 신비스러운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세속적인 것도 아닙니다.


제8계명은 '서로 격려하며 신바람 나게 살아가기'입니다.

남자는 매우 강한 것 같지만 사실은 단순하고, 여자는 독한 것 같지만 사실은 분위기에 약합니다. 그러므로 여자는 남자를 이해하고, 남자는 여자를 이해해야 합니다.

여자는 남자를 다룰 때 돼지 다루듯 하면 됩니다. 남자는 돼지 같아서 고집을 세워서는 이길 수 없습니다. 분명히 손해인 줄 알면서도, 분명히 잘못된 줄 알면서도 그냥 밀어붙입니다. 고집으로는 못 이기니 긁으세요. 남자가 막 밀어붙이기 시작하거든 놔두었다가 긁으세요. 돼지를 밀어서 넘어뜨리려고 하면 '꿀꿀꿀' 하고 버티지만, 다리고 배고 사정없이 긁으면 벌러덩 누어서 네 다리를 다 들어 버립니다. 남자는 막 긁어 주어야 합니다. 그냥 긁어 주세요. 그러면 "헤헤, 알았어. 다 알아서 해"라고 합니다.

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자는 앙칼진 것 같고 독한 것 같아도 분위기에 약합니다. 침울해 하고, 식탁의 반찬이 시원찮고, 혼자 챙겨 먹고 가라고 하거든 일찍 퇴근해서 분위기를 확 바꿔 보세요. 선물을 하나 사서 괜찮은 음악을 틀어 놓고 건네 보세요. 마음으로 잘 안 되면 연극으로라도 한번 해 보세요. 연극을 해서라도 행복하고 신나게 사는 것이 좋은 것입니다.


제9계명은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하며 살아가기'입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해야 합니다. 복종은 남의 명령이나 의사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남편의 명령이나 의사를 따라가 주세요. 그것이 아내가 해야 될 일입니다. 여자들이 그렇게 하면 남자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내를 사랑하다가 죽으세요. 그것이 좋은 부부 관계입니다.

부부는 서로 마주보세요. 앞에서 보면 실망이고, 옆에서 보면 낙망이고, 뒤에서 보면 절망입니다. 서로가 이해해 주지 않고, 복종해 주지 않고, 사랑해 주지 않으면 비극이 오게 됩니다.


제10계명은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기'입니다.

잃어버렸던 사랑을 회복하여 행복한 부부가 되세요. "여보,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 때문에 행복을 느끼며 살아간다오"라고 서로를 향해 고백하세요. 아무리 이심전심으로 아는 것이 부부라고는 하지만, 말로 듣는 고백은 또 다릅니다. 한 마디의 고백이 서로를 더욱 친밀하게 묶는 끈이 될 것 입니다.


 

| 장경동, 《결혼, 하면 괴롭고 안 하면 외롭고》, 아라크네, 133~141쪽


요즘은 결혼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많은 것 같다. 현실적인 생활의 어려움이나 자유로운 삶을 누리고자 하는 의식이 팽배해지고, 기혼자들 역시 미혼자들에게 결혼의 부정적인 면만을 들추며 가급적이면 혼자 살라고 말들한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인간뿐 아니라 지구상의 동·식물들은 암수가 만나 사랑하고 살아간다. 그것이 순리고 진리다. 비록 살아감에 어렵고 힘든 시간들이 있는 것이지만 슬기롭게 헤쳐가야 하는 것 역시 결혼을 하면서 감당해야 할 몫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보다 성숙한 자세로 결혼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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