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인간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50년 독서와 인생
오에 겐자부로 지음, 정수윤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운이 좋은 건지 나의 주변에는 책을 많이 읽는 분들이 다수다. 블로그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에서도 다독가들이나 저자들 그리고 출판사 마케터들과 인연을 맺고 있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책을 꾸준히 읽게 된다. 


자의든 타의든 본격적으로 계획하여 읽기 시작한 건 2012년부터다. 연간 50권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읽고 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한 주에 한 권 읽기도 벅찬 경우가 허다해 첫 해에는 목표의 절반 정도 달성했던 걸로 기억된다. 지금은 매 해 목표한 50권의 목표를 달성하긴 한다. 그걸 확인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블로그에 리뷰를 이렇게 쓰면서 매해 얼마나 읽었는지를 확인하고 있기도 하다.


'책은 왜 읽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답을 구한다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첫째로는 부족한 지식을 채우기 위함이다. 공부를 꾸준히 하고 싶었고 원하는 학문을 배우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원하는 분야의 공부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책으로나마 원하는 지식을 얻고자 함이다. 지금도 문학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으며 상식과 지식을 쌓아가고 있다. 둘째는 어느 누구와도 대화를 나눔에 있어 부족함이 없길 바라는 마음이다. 앞서 언급한 첫 번째 이유와 비슷하기도 하다. 살다보면 꽤 많은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눈다. 잡담이건 협상이건 간에 어느 누구와 만나도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대화의 소재는 분명 혼자서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기에 꾸준히 노력하고 좋은 글과 정보를 얻으며 채워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나누기 위함이다. 이는 블로그를 통해 이렇게 리뷰를 쓰거나 혹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이 얻은 지식들을 공유하기 위함이라고 하겠다.


책 이야기로 들어가서 오에 겐자부로의《읽는 인간》을 살펴보자. 이 책은 책의 표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의 50년 독서 인생을 회고한 작품이다. 그가 처음 책을 접하고 읽기 시작한 책과 함께한 그의 인생을 담고 있다고 요약할 수 있겠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오에 겐자부로라는 인물에 대해 아는 바는 없었다. 적어도 이 책을 기본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자인 오에 겐자부로라는 인물을 알아야만 이 책도 이해가 될 것이라 본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 책에 표지에 있는 부분을 인용하겠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소설가. 1935년 에히메 현에서 태어났다. 1954년 도쿄 대학에 입학해 불문학을 공부했고, 재학 중이던 1957년 <도쿄 대학 신문>에 게재된 단편 <기묘한 일>로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으며 데뷔했다. 그 후 <사육>으로 아쿠타가와상을, <개인적인 체험>으로 신초사 문학상을, <만엔원년의 풋볼>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오상까지 받으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고, 1994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특히 그의 나이 스물여덟 살에 장애를 가진 장남 히카리가 태어나면서, 장애 아들과의 공존이 작품의 주요 테마로 자리잡았고 많은 작품에 이를 반영하여 승화시켰다. 2006년엔 집필 50주년을 맞이하여 일본에서 '오에 겐자부로상'이 제정되기도 했다. 그는 집필 활동 외에도 반전 평화와 휴머니즘적 가치를 위한 목소리를 강하게 내며,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 아직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인간 실존 등을 주제로 50년 이상 소설을 집필해온 그는, 《읽는 인간》을 통해 '평생에 걸쳐 읽어온 보물 같은 책'들을 회고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문학계의 거장인 노작가가 어렸을 적부터 읽었던 고전과 시집 등 수많은 책들을 소개하면서, 그 책들이 어떻게 작가의 인생을 만들어왔으며 어떻게 그의 작품에 투영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이 치밀하고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또한 오직 책으로 살아온 작가의 인생을 통해 '인간은 왜 익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도 함께 선사한다.

국내에 출간된 소설은 《익사》, 《만엔원년의 풋볼》, 《개인적인 체험》, 《체인지링》, 《우울한 얼굴의 아이》, 《책이여, 안녕!》,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새싹 뽑기, 어린 짐승 쏘기》, 등이 있으며, 소설 외에도《오에 겐자부로, 작가 자신을 말하다》, 《말의 정의》등이 있다.


책을 읽은 느낌은 솔직히 말해 오에 겐자부로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상황과 그의 다른 책들을 하나도 접하지 못한 상황에서 '오에 겐자부로'라는 인물로 감정이입하여 그의 삶을 함께 되돌아 본다는 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눈으로는 글자를 읽기는 했다. 하지만 그의 삶 속에 있는 수많은 책과 그가 살아온 역사는 알 수 있었을지언정 이 책으로 인해 나에게 모멘텀이 될 것을 찾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나마 책의 말미에 있었던 번역자 정수윤 씨가 남긴 '옮긴이의 말'에서 작은 평소 내가 가진 생각과 역자 그리고 저자의 생각이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면서 책을 덮는 마음을 한결 가벼이 할 수 있었다. 


어릴 적부터 책을 많이 접하지도 않았고 더구나 동서양의 인문고전을 많이 접해보지 않았던 문외한인 나에게 오에 겐자부로의 《읽는 인간》은 제법 고민과 숙제를 주는 시간이었다고 본다.


만약 이 책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인생과 독서의 길을 함께 걸어보고 싶다면 적어도 그가 읽고 감명을 받았다고 하는 몇 권의 책들은 우선하여 읽은 후에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 엘리엇과 오든·포의 시집,《신곡》, 《오디세이아》정도는 읽는다면 보다 이해를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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