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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독해져라 - 현실에 흔들리는 남녀관계를 위한 김진애 박사의 사랑 훈련법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5년 7월
평점 :
'사랑'이란 단어는 들을 때마다 새롭고 설렘을 간직하며 또 고민과 후회를 동반하게 되는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중 가장 큰 부분이 바로 '남녀의 사랑'이다.
이 책 <사랑에 독해져라>는 꽤 독특한 이력과 이미 몇 권의 책을 쓴 저자 김진애 씨가 쓴 것이다. 그녀의 스펙(MIT 도시계획 박사, 18대 국회의원, <타임>지 선정 21세기 리더 100인 중 유일한 한국인)으로 봤을 때 이 책 서문에서 그녀 주변인들이 얘기한 것처럼 무척 어울리지 않는 주제를 선택했다 싶었다. 그래도 '남녀의 사랑'이란 주제는 나 역시 늘 고민하는 부분이고 풀리지 않는 뫼비우스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랑에 독해져라>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평소 나의 생각과 무척이나 흡사했다. 나 역시 저자와 같은 생각으로 책은 아니라도 블로그에 포스팅 연재를 해볼까 했었는데, 역시나 선점하지 못하면 기회는 놓쳐버리게 되는 것 같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남녀관계는 유지를 하기 위해 무척이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 훈련을 할 필요까지 있다. 꼭 유지가 아닌 헤어짐을 선택할지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우린 고민하고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겪어본 경험과 지식의 수준에서 판단을 한다. 사랑도 역시 그러하다. 그래서 주변사람에게 조언을 하거나 혹은 자신이 당사자가 되어도 사랑의 패턴이 비슷하다. 과거에 해봤던 경험과 지식의 수준에서 실패하지 않았던 기억만 되살려 선택하니 그나마 유지·발전되는 것이다. 하지만 남녀관계는 단순히 그런 성공과 실패의 과정만 반복하면서 경험적 발전만으로 해결해 나가기엔 시간적인 요소가 한정적이다. 시챗말로 '여자와 버스는 떠나면 또 온다'고 하지만 버스가 막차일 경우도 생긴다. 그래서 보다 남녀관계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남녀관계의 여덟 가지 판단기준은 무척 공감되는 부분이다. 섹스, 스킨십, 돈, 살림, 말, 지혜, 시간, 공간의 관계를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저자가 말하는 '바닥선')은 부합해야 남녀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에는 적극 공감한다.
남녀관계는 결코 갑을관계도 아니고 주종관계도 아니다. 그렇다고 사회적 인식을 무시할수도 없는 정말 복합다단한 관계다. 더욱이 초반에 불타는 사랑의 감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열기를 잃어가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것을 이해하고 존속 시키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우리가 당면해야 할 부분이다. 그래서 누구보다 현재 남녀관계를 하고 있는 연인들이나 결혼을 앞둔 사람들, 조금은 소원해진 부부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무척이나 현실적이고 폐부를 들키는 듯한 느낌이 드는 대목들이 많이 보일 것이라 장담한다.
영원한 남녀관계는 없다고 저자는 함께 말하고 있다. 그래서 위기를 기회 삼아 더욱 관계를 발전 시키는 데 노력하라고도 말한다.
마지막 장에서 남녀관계는 '멜로는 짧고 로코는 길다'는 말이 과거뿐 아니라 우리시대의 남녀관계에 대한 방향성을 알려주는 말 같다. 흔히 하는 말처럼 사랑의 감정은 길어야 3년을 못넘긴다고 한다. 멜로 드라마처럼 살아가는 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건 보편타당한 부분이다. 그래서 로맨틱 코미디처럼 살아야 하는 것이다. 멜로인 듯하지만 적당한 선에서 그리고 재미가 있는 코미디로 살아야 남녀관계가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그리 많은 연애의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느새 싱글로 훌쩍 나이가 들어버려 이젠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저자가 던진 여덟 가지 근본 질문에 응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 이제 나도 남녀관계를 하고 싶다.
- 섹스: 섹스메이트로 즐겁고 소울메이트로 성장할 수 있는가?
- 스킨십: 너와 나의 마음·정신·영혼의 접속이 이뤄지는가?
- 돈: 경제파트너로서 성실하며 재산파트너로서 공정한가?
- 살림: 우리의 공동 프로젝트는 무엇이 될까?
- 말: 우리의 가치관은 서로 공명하는가?
- 지혜: 너와 나는 서로 거울 역할을 하게 될까?
- 시간: 우리는 계속 같이 놀고 싶어 할까?
- 공간: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부대낄 수 있을까?<7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