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할까요? 1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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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요즘은 많이 대중화 된 음료이며 차 문화다.

예전 TV 드라마로 방영된 <커피프린스> 덕분에 무척이나 대중화 되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당시만 해도 '에스프레소'니 '바리스타'니 하는 단어 조차 생소한 시절이였다. 


뉴 밀레니엄의 시대가 시작된 2000년대 초반 나는 대학교 선후배들과 커피(여기서 말하는 커피란 자판기의 인스턴트 커피가 아니라 에스프레소를 바탕으로 여러 메뉴들이 만들어지는 커피를 말한다.)를 마셨다.  어줍지 않는 실력과 수준으로 카페를 하는 사람들이나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교류했고 온라인 동호회도 열심히 활동하면서 커피를 공부했었다. 그때만 해도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대한민국에 커피가 조금씩 상륙하던 때라서 우리들만의 자부심과 선구자적 긍지(?)도 있던 시기였다.


<허영만의 커피 한 잔 할까요?>는 내가 커피를 알면서 느꼈던 여러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이번 책은 1편에 불과하지만 이 속에 담겨 있는 8개의 에피소드들은 지금껏 커피를 알면서 함께 나누고 보았던 주변과 내 안의 모습들이었다. 커피를 만드는 과정, 혹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커피 한 잔 할까요?>에 들어있다. 특히 책의 주인공 중 하나인 '2대커피' 사장의 행동과 철학을 보면서 지금도 경북 경산에서 '산토리니'라는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선배가 생각나기도 했다.


커피는 만드는 방법, 품종, 산지 등 다양한 부분에 따라 그 맛과 형태가 변한다. 또 직접 로스팅을 하면서도 커피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기 때문에 실제 동일한 커피콩이라고 할지라도 매번 똑같은 품질과 맛을 경험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바리스타의 기술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커피 한 잔 할까요?>에서는 이런 바리스타뿐 아니라 커피와 연결된 다양한 주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기쁨, 슬픔, 행복 등 커피라는 매개체를 통해 경험하는 우리의 일상이 허영만 작가의 그림과 글 속에 녹아들어 있다. 

나에겐 '6화 안녕 자판기'가 유독 공감이 많이 가는 이야기다.

대학시절 학생회관에서 살다시피 했던 그 때. 틈틈이 뽑아 먹었던 복도 한 가운데에 있던 150원짜리 커피자판기를 아직 잊지 못한다. 사실 그 커피자판기의 커피가 유독 맛있었다고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지금은 그때의 커피 맛이 기억조차 가물하지만 그 맛보다 더욱 기억되는 건 그 한 잔의 커피를 들고 청춘을 고민했던 그 때가 행복했던 것일게다. 


근로자의 날, 집에서 더치커피 한 잔 마시며 읽은 <허영만의 커피 한 잔 할까요?>는 내게 5월의 휴식을 충분히 만끽하게 해주는 좋은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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