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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을 용기 -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이승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조직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이 인간관계다. 상사와 부하, 선배와 후배와 같은 조직 내부의 관계. 이뿐 아니라 외부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사람이 가장 힘들고 어렵다. 특히나 뒷담화라고 하는 비난의 대상이 되면 늘 불안하고 초초하며 그 조직에 포함되어 있기가 싫은 건 당연하다.
《상처 받을 용기》는 이런 비난에 대한 것을 어떻게 극복할 건지에 대해 고민한 책이다. 저자 이승민님은 정신과 의사로 자신이 상담하면서 겪은 것들과 친구들의 직장에 대한 고뇌들을 들으면서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여 만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 한 번했으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비난 대상의 경험을 추억하게 된다. 또는 현재의 입장이라면 어쩜 나랑 똑같을까?라는 생각도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비난으로 인해 피해의식을 갖고 살기 보다는 좀 더 긍정적인 것들에 의미를 부여해서 살기를 촉구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 그대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피할 수 없으니 즐기라는 의미와도 같다고 보여진다. 그러기 위해선 자존감이 중요하다고 누차 언급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업무적 욕구가 높고 성취 지향적이며 평가에 민감할수록 직장 스트레스에 더 큰 부담을 느끼는 성향이 있다.<17쪽>
인정받음의 욕구는 인간의 가장 큰 본능 중 하나다. 본능은 기대치를 낮춘다고 조절 가능한 욕구가 아니다.
(중략)
요즘 사람들은 인정받기는커녕 비난을 받는 일로 마음 고생을 하고 있다.
(중략)
우리의 기대치는 '인정을 받고 싶은 것'에서 '비난이나 안 들었으면' 하는 것으로 대폭 하향 조정 되었다.
(중략)
피할 수 없다면 당당히 맞서야 하는 것처럼 피할 수 없은 주위의 무고한 비난들을 얼마나 이겨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나의 사회생활 성패를 가능할 수 있음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28~29쪽>
배우자가 부모와 같은 인내심을 발휘할 수 없는 법. 점차 기대치는 줄어든다. 부부 클리닉에서 많은 부부들이 서로의 배우자에게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 중 하나가 '그랬구나, 그래서 정말 힘들었겠구나'이다. 길지 않은 이해와 긍정의 말 한 마디. 이 말이 그렇게 어려운 이유는, 배우자는 결코 부모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31~32쪽>
내게 무슨 커다란 하자가 있어서 이토록 비난을 받아야 하나 억울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성격적 결함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교정하려는 작업을 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큰 결함이 없더라도 사람은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욕을 먹을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80쪽>
나를 비난하는 사람은 모르기는 해도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임에는 분명하다. 내 마음이 다치는 것을 고려조차 하지 않기에 나에게 충고가 아닌 비난의 말을 던지는 것이다.
(중략)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만 신뢰하자. 그런 사람들이 나에게 함부로 비난을 할 일도 없겠지만 말이다.<91쪽>
비난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비난이 그렇게 단순히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가끔은 소용없는 충고를 던지는 사람보다는 같이 힘들어하면서 그저 들어주기만 하는 사람이 더 고맙게 느껴질 때가 있는 법이다.<100쪽>
평소에는 금기시되었던 감정표현을 분출하는 현상을 정신과적으로는 정서적 환기 효과(emotional ventilation)라고 하는데, 감정을 강하게 뱉어내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큰 치료 효과를 가질 수 있다.<106쪽>
자신을 공격하는 대상을 주변 사람들 전체로 간주하게 되면, 피해자는 점점 자기 주변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고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태로 빠져들게 된다. 보통 이러한 단계에 이르게 되면 두 가지 양상을 보이는데 첫째로는 주변 사람들 모두가 자신을 비난한다는 생각 때문에 불안함을 느끼는 것은 물론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빠져들게 된다.
(중략)
또 하나의 형태는 좀 더 적극적인 방어를 통해서 나타난다. 누구도 믿을 수 없고 모두들 나의 적이라 생각될 때, 타인에 대해서 불안을 느끼기보다는 분노와 같은 감정을 먼저 느끼게 되는 경우이다.<110~111쪽>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지혜로운 방법은 받아들임, 즉 수용이다. 죽음 연구에 관한 저명한 학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Elizabeth Kubler-Ross)의 이론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죽음을 대하는 5단계 심리반응'이다.
로스는 중병이나 기타 이유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가지는 심리적인 반응을 ①부정 ②분노 ③타협 ④우울 ⑤수용의 다섯 단계로 분류했다.<124쪽>
아군이 늘어날수록 적군도 늘어난다... 마당발이 되고자 한다면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속도에 비례해 나를 비난하는 사람들도 늘어날 수밖에 없음을 미리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131~132쪽>
인간사회에서 우수한 관계를 맺는다는 건 그때그때 알맞은 가면들을 얼마나 잘 바꿔 쓸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191쪽>
시간이 허락될 때마다 혼자 있는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잠재적인 비난의 가해자들도 피하고, 남 신경 쓸 것 없이 스스로를 돌아봄으로써 적극적인 자존을 추구할 수 있다. 이것이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자존을 얻는 가장 이상적인 경로다.<192~193쪽>
이 책이 출간되어 1쇄가 나온지 일 주일도 못되어 2쇄가 나올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고 한다. 우리시대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겠나 싶다. 모쪼록 이 책을 읽으며 비난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떳떳한 자존감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