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공부 - 2500년 인문고전에서 찾은
조윤제 지음 / 흐름출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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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言)이란 무엇일까? 생각과 행동을 표현하는 수단일 것이다.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타인과의 관계가 돈독해지기도 하고 소원해지기도 한다.

말을 잘 한다는 것, 그것은 화려한 말솜씨가 아니라 진심이 담긴 말, 상대방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다.<20쪽>

'말은 그 사람의 내면의 표현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폭넓은 공부를 통해 다져놓은 탄탄한 내면에서 촌철살인의 표현이 나오는 것이다.<24쪽>

서양의 대화법 중에 "KISS 화법"이 있다."'Keep It Short and Simple" 이라고 한다. 짧고 명확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라는 것이다.<45쪽>

올해들어 말이나 대화에 관련된 책을 제법 많이 읽게 된다. 대인관계가 많아지고 특히나 SNS를 통한 네트워크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말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실감하게 되는 듯 하다. 더군다나 직장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대화의 방법은 늘 고민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대화에서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내가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내가 얻고 싶은 것을 얻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다.<52쪽>

 

질문을 하는 상대가 은근히 긍정적인 대답을 기대하면서 질문을 해 올 때가 있다. 이런 때 상대방의 기대와 전혀 다른 답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게 되면 그는 상처를 받기 쉽다. 이럴 때는 은근히 말을 돌리면서도 정확하게 그 뜻을 알도록 말해야 한다. 말을 회피해서도 안 되고 거짓을 말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61쪽>

 

일단 말을 하면 생각이 세상을 향해 선포되는 것이고, 우리의 무의식은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게 되므로 자신이 말한 것은 결국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쉬운 말 한 마디에도 호연지기를 담는 습관을 기르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72쪽>

 

이 책에 소개된 《논어》, 《사기》, 《맹자》, 《한비자》, 《십팔사략》, 《명심보감》 등의 고서들은 우리가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고 그 내용들 역시 동서양에서 다양하게 인용된 책들이다. 그 중에서 우리가 다시금 되짚어 봐야할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어 더욱 쉽게 받아들여진다.

 

《도덕경》에 '지자불언 언자부지 知者不言 言者不知'라는 구절이 있다.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라는 뜻이다. 지혜롭고 지식이 많은 사람은 오히려 말이 없고,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에 하루 종일 떠들고 다닌다.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은 자신을 과시하지 않아도 그 인격이 저절로 언행에서 풍겨 나온다. '말이 곧 그 사람을 말해준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80~81쪽>

 

전문가는 어렵게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무리 어려운 말도 쉽게 풀어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많이 배우지 못해 무식한 사람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하는 사람이 진정한 전문가이다. 그리고 짧고 간결하게 말할수록 진정한 고수이다.<96쪽>

 

윗사람을 설득하면서 혹시 자기만 알고 있는 이론을 들먹이며 자신의 유식함을 자랑하고 있지는 않은가? 만약 그렇다면 상사를 설득하기는커녕 그의 기분을 상하게만 할 뿐이다.
조심스럽고 불편한 용건일수록 상사가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비유함으로써 상사가 감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그래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164쪽>

 

 《논어》 계강자가 정치에 대해 공자에게 물었다.
"만약 무도한 자를 죽여서 올바른 도리를 세우면 어떻겠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선생께서는 어찌 죽이는 방법으로 정치를 하려고 하십니까? 선생이 선해지면 백성도 선해집니다. 군자의 덕은 바람이고 소인의 덕은 풀입니다.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눕기 마련입니다."<175쪽>

 

《한비자》에서는 "군주를 칭찬할 때는 비슷한 사례를 들어서 칭찬하고, 군주의 일을 바로잡고자 할 때는 유사한 일을 들어서 충고한다"라고 말한다. 무턱대고 칭찬하거나 일방적인 충고의 말을 하게되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다. 특히 자신이 꼭 이루고 싶은 일에 매달려 있을 때는 그 어떠한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비슷한 사례를 드는 것이 좋다. 먼저 상대방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한 다음, 자신의 일을 스스로 돌아보게 해야 설득이 쉽게 되는 것이다. <190~191쪽>

 

쓸 만한 부하는 쓸 만한 리더에게 모이는 법이다. 그리고 쓸 만한 리더란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인물인가보다는 얼마나 훌륭한 부하를 찾아서 제대로 쓸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관자》에서는 "천하에 신하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신하를 제대로 쓸 수 있는 군주가 없음을 걱정하라"고 말한다.<203쪽>

 

우리가 조직 생활을 하면서 크게 착각하는 일이 있다.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모든 일을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윗사람의 물음에 모든 것을 다 대답할 수 있어야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은 질문을 하는 윗사람도 마찬가지다.자신의 부하가 맡고 있는 일뿐 아니라 어떤 질문에도 척척 대답할 수 있어야 유능하다고 생각하고,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무능하다고 생각한다.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서경》에는 "한 사람에게 완벽함을 요구하지 마라"고 실려 있다. 《논어》에서는 "군자는 자신이 맡은 바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군자는 처해 있는 자리에 따라 할 일을 행할 뿐, 그 밖의 일은 욕심내지 않는다"는 《중용》의 말도 있다.<261쪽>

 

《말공부》를 읽으면서 책이 주는 시사점이 단순히 말에 국한된다고 보여지진 않는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말은 생각과 행동의 표현 수단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 부모님께 "말을 하기 전에 세 번 생각하고 말을 하라."는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점에 대해서는 더욱 실감하게 된다. 특히나 책에서도 소개된 '조조와 양수'의 사례는 가장 나의 삶에 비근한 예가 되는 것 같다.

 

남다른 머리와 재치, 그리고 폭넓은 지식을 갖추고 있지만, 단 한 가지 자신의 입만은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 너무 가벼운 말과 아무것도 속에 넣어 두지 못하는 경박함으로 인해 자신의 앞길을 버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자신의 입만 다스릴 수 있다면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을 텐데 오직 그것 하나가 부족하여 해야 할 큰일을 마치기 전에 목숨을 잃고 마는 어리석은 사람.
《명심보감》에는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입을 지키기를 병마개를 막듯이 하고, 생각 지키기를 성을 지키듯이 하라."<314쪽>

남녀노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에 대한 고민은 하는 듯 하다. 보다 쉽게 읽고 받아들이는 기회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한 책이라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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