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이라는 환상 - 인간성을 외면한 물질주의 사회의 모순과 치유
가보 마테.대니얼 마테 지음, 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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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꿈

인간사회에서 장수(長壽)는 오랜 꿈이었습니다. 해마다 발표되는 기대수명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 태어난 이들은 아마도 평균 수명이 100세를 살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100년을 살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속에는 수많은 걸림돌이 존재합니다. 질병이나 사고가 그것들입니다. 이런 것이 없다면 인간이 꿈꿔온 긴 꿈은 이룩할 수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론 그렇지가 못합니다. 의학이 많이 발전해 수많은 질병을 정복하였지만 아직도 고칠 수 없는 병이 더 많습니다. 이는 의학의 수준이 아직 더 많은 발전을 필요로 한다는 근거가 될 겁니다.

여기에 아주 새로운 주장은 아니지만 《정상이라는 환상》의 저자는 사회가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를 인식하는 문제가 어느 때보다 시급해졌다고 주장합니다. 스트레스, 불평등, 기후변화 등이 주된 원인이라고 하죠.


정상(normal)으로 가는 길

의학계에서는 '정상normal'이라는 용어가 의사들이 건강과 질병을 구분하는 경계를 설정할 때 목표로 삼는 상태를 뜻한다고 합니다. '정상 수준'과 '정상 기능'은 치료나 처방의 목표이고요.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정상으로 여겨지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건강하지도 자연스럽지도 않다는 것을 주장합니다. 현대사회의 정상 기준을 충족시키려면 매우 비정상적인 자연적 욕구를 따라야 하기 때문에 생리적, 정신적, 심지어 영적으로도 불건전하고 해롭다고 말합니다.

또한, 우리 건강 시스템의 가장 지속적이고 비극적인 문제 중 하나는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을 실제로 모르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한다는 점입니다. 건강함 또는 질병은 특정한 몸 또는 몸의 부위에서 아무 이유 없이 나타나는 상태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것은 환경, 인간관계, 사건, 경험 등이 연결되어(또는 이런 것들로부터) 나타나는 것이라 합니다. 그저 수술이나 약물 치료 또는 둘 다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입니다.

우리 사회가 건강과 질병과 관련하여 정상이라고 간주했던 것들을 냉정하게 평가해서 사실은 원래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애초에 자연이 우리에게 의도했던 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Trauma, Illness & Healing in a Toxic Culture

책의 부제는 "Trauma, Illness & Healing in a Toxic Culture"라고 합니다. '독성 문화 속에서 트라우마와 질병 및 치유'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트라우마가 현대를 사는 사람들의 경험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무시되거나 오해되기 때문에 실무적인 정의를 하고,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이 우리의 감정과 인식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소개합니다.

누구도 자신이 트라우마나 질병을 겪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런 것들에 이미 많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감당해야 하고, 견디고, 이겨내야 합니다. 유병장수의 시대. 저자 가보 마테의 조언을 들어보는 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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