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당사자였던 전쟁이지만 전쟁이 발발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직접적인 개입으로 많은 병력을 투입했던 중국. 그들에게 '항미원조전쟁은 무슨 의미인가?'라는 질문에서 이 책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은 항미원조전쟁의 기억이 20세기 대부분의 시간 동안 중국에서 억눌려왔다는 겁니다. 70년 가까이 지속된 미중의 적대적 공조 체제는 중국에서 항미원조전쟁이 공적 공간에 진입하지 못하고 주변을 배회한 주요 원인이라 저자는 봅니다.
1950년대 말에 시작된 중소 갈등 역시 항미원조전쟁이 모호한 정치적 금기가 되는 과정에서 내밀하게 작용했습니다. 이 두 요소가 인민공사, 대약진, 문화대혁명, 그리고 개혁개방으로 이어지는 현대사의 굴곡과 뒤얽히면서, 항미원조전쟁은 오랫동안 중국 대중들로부터 기억의 유배 상태였던 것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