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미원조 - 중국인들의 한국전쟁
백지운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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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1950년 6월 25일 오전 4시 30분,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 전쟁' 또는 '한국전쟁'으로 불리는 이 전쟁을 중국에서는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한국전쟁에 남한과 북한의 전쟁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군과 중국군이 남한과 북한을 도와 3년가량의 전쟁이 있었다고 알고 있을 겁니다.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유엔군 사령관과 공산군(북한군과 중공군) 사령관 간 휴전에 조인을 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휴전선을 중심으로 남과 북이 대치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항미원조전쟁

우리는 당사자였던 전쟁이지만 전쟁이 발발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직접적인 개입으로 많은 병력을 투입했던 중국. 그들에게 '항미원조전쟁은 무슨 의미인가?'라는 질문에서 이 책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은 항미원조전쟁의 기억이 20세기 대부분의 시간 동안 중국에서 억눌려왔다는 겁니다. 70년 가까이 지속된 미중의 적대적 공조 체제는 중국에서 항미원조전쟁이 공적 공간에 진입하지 못하고 주변을 배회한 주요 원인이라 저자는 봅니다.

1950년대 말에 시작된 중소 갈등 역시 항미원조전쟁이 모호한 정치적 금기가 되는 과정에서 내밀하게 작용했습니다. 이 두 요소가 인민공사, 대약진, 문화대혁명, 그리고 개혁개방으로 이어지는 현대사의 굴곡과 뒤얽히면서, 항미원조전쟁은 오랫동안 중국 대중들로부터 기억의 유배 상태였던 것이라고 말합니다.


항미원조에서 미중전쟁으로

항미원조의 귀환은 1970년대 이후 미중 데탕트를 계기로 형성된 미중 공조 체제의 역사적 시한이 다했음을 의미하며, 트럼프 정부의 무역 갈등에서 시작하여 바이든 정부에서 전면화된 미중 대결의 정치 공간으로 사라졌던 항미원조의 기억이 대대적으로 소환되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로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에게도 의미가 큰 역사의 한 면이지만 중국의 역사에서도 항미원조전쟁은 그들의 시대사에 중요한 한 부분입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의 균형은 신냉전시대로 불릴 만큼 치열합니다. 중국 내에서 항미원조전쟁을 최근 들어 소환하는 이유는 국민들의 결집을 도모하고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수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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