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를 올리며 - 나를 키운 작은 가게들에게
봉달호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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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대한민국과 함께 살아온 이야기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정치, 경제, 사회 어느 분야에서도 안정된 게 하나도 없을 때였습니다. 더구나 1970년대에 태어난 이들은 대한민국이 한창 잘나가던 때에 태어나 지극히 위태로워지던 시기를 몸소 겪었던 세대라 평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그 외에 세대들의 노고를 폄하하는 건 아니고요. 이 책의 저자도 그런 시대적 환경에서 살아오면서 자신의 가정사 이야기를 꺼내어놓았습니다. 외부 환경요인들이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도 관여가 되지 않을 리 만무합니다. 흔히 경기가 좋은 시절에는 뭘 해도 호황입니다. 하지만 경기가 나쁠 때는 그와 반대지요. 위기가 기회라는 말도 있지만 모두에게 똑같은 결과가 있을 리는 없습니다. 인생에는 사이클이 있어서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작가와 비슷한 연배라 그의 이야기들이 무척 공감됩니다. 아마 대부분의 또래들은 같은 심정일 겁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마치 나의 이야기를 회고하는 느낌도 듭니다.


장사는 내력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어느 집이나 그 집안만의 내력은 있는 것 같습니다. 부모의 직업에 따라 자식들의 직업들도 대개 따라가는 편인 듯합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는 가업을 대물림하며 장인 정신을 이어가기도 하지요. 이 책의 작가 집안도 꾸준히 장사를 하였고, 작가 역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개인사업자이자 작가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처음부터 장사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건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장사를 하는 부모님 덕에 직·간접적으로 장사를 경험했고, 나이가 들면서 직장 생활도 했지만 결국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게 된 건 다름 아닌 장사라는 직업입니다.


직업, 가족 그리고 삶

사람이 태어나 생을 마치는 순간까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갈구하는 것이 바로 직업과 가족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더 많은 고민들을 안고 사는 경우도 많겠지만 이 세 가지 고민은 결코 떼어낼 수 없는 것입니다. 먹고사는 문제는 개인의 문제이면서도 가족 구성원 공동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각기 다른 성향을 지닌 개개인들이 식구라는 울타리 속에서 평생토록 겪는 문제들은 굳이 같은 삶을 살지 않아도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 또한 개인의 삶에 대한 고민들 역시 다를 바 없습니다.

이제는 중년이란 타이틀과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 또래가 된 이들에게 《셔터를 올리며》 읽는 동안 자신을 반추하는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내 부모의 삶이 어땠을지 궁금한 이들에게도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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