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산장 살인 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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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주인공 가시마 다카유키의 약혼자 모리사키 도모미는 결혼식을 할 교회에서 미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운전하던 차의 사고로 운명을 달리한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나 다카유키는 도모미의 아버지 노부히코의 초대로 별장으로 향한다. 그런데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별장에는 여덟 명의 남녀가 있었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그중의 한 명이 도모미의 죽음에 의문점이 있다는 얘기를 하고, 다카유키는 설명할 수 없는 불안에 휩싸인다. 그날 밤, 경찰에 쫓기는 이인조 은행 강도가 별장에 침입해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감금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리고 끝내 별장 안에서 수수께끼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반전 그리고 반전

히가시노 게이고의 수많은 작품들을 모두 읽어보지 않아 그의 서풍을 단언할 수는 없다. 다만 그간 재미있게 읽었던 '갈릴레오' 시리즈의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작품이다. 갈릴레오 시리즈는 범인과는 무관하게 사건의 진상과 사용된 범죄 방법을 찾는 과정을 그린다면 <가면산장 살인사건>은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산장이라는 고정된 공간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대화에 의해 독자는 이끌려 간다.

개인적으로는 책 초반부에 실제 범인을 눈치는 챘으나 확신이 서질 않았다. 은근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내용에 '내가 지목했던 범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거기에 다시 한 번 반전을 주면서 독자를 농락해준다. 역시 작가는 그의 글을 끝까지 보게 만드는 능력을 지녔다고 생각된다.


진짜 사랑이란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진짜 사랑하는 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지닌 것이고, 사랑하는 척 하는 건 그런 가치를 가지지 않은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한결 같다면 얼마나 좋겠냐만 사실 그렇지 못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세상 모든 가치의 최우선일 것 같던 것들도 바뀌어 간다. 인간의 가치 기준은 늘 변하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대개 그런 경우가 많다. 특히나 우리가 영원히 변치 않을 거라 약속하고 믿는 '사랑'이란 감정도 그러하다.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고 믿었던 때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희미해져 간다. 오랜 세월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남녀들은 부부라는 테두리에서 삶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하며 젊었을 때의 사랑보다는 나이가 들수록 의리로 살아가는 경우가 더 많아 보인다. 그런 의리마저도 사랑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자동차 사고사는 진정한 사랑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끔 한다. 살인사건으로 범인을 찾아가는 상황보다 사건 뒤에 감춰진 사랑에 대한 본질적 질문이 더 마음에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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