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물건 - 물건들 사이로 엄마와 떠난 시간 여행
심혜진 지음, 이입분 구술 / 한빛비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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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시간

저자는 그의 자당과 각 물건들이 우리 사회와 삶에 들어와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이야기한다.

이태리타월, 손톱깎이, 우산, 진공청소기, 다리미, 가스보일러, 고무장갑, 전기밥솥, 냉장고, 김 솔, 가스레인지, 김치냉장고, 세탁기, 모기약, 주방 세제, 치약, 브래지어, 생리대, 화장지, 양변기, 싱크대 이상 스물한 가지 물건들은 아직도 우리에게 사용되고 있고, 점차 잊혀 가고 있는 물건도 있다.

책에 소개된 21가지 물건들의 이야기들을 읽고 있자니 옛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어느새 반백의 세월을 살아버린 나에게 저자나 구술을 한 저자 자당의 이야기들은 나와 동시대의 삶을 살았던 이의 이야기라서 더 큰 공감이 갔다. 한국전쟁 이후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출생한 이들에게는 이 책에 소개된 물건과 살아온 환경은 추억을 되살리는 시간이 되어줄 거라 생각된다.

이외에도 더 많은 물건들이 우리 삶에 개입하게 되었다고 본다. 과거에는 없던 것도 생겨나게 되었고 나보다 어른 세대에서는 뒤늦게 접해봤던 컴퓨터나 휴대전화(스마트폰) 같은 물건들은 훗날 나 같은 이들에게 기억을 소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21가지 물건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변천사

대한민국이 도시화, 산업화로 성장하면서 우리 생활에 사용되는 많은 부분들이 바뀌었다. 개인도 그렇고, 가정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부분들이 보다 편리하게 변화했다. 분명 과거보다 윤택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발전의 과정에서 아픔도 있었다. 지금은 세계에 어깨를 견줄 대한민국의 위상이지만 몇 십 년 전만 해도 가난에 찌들고 기술력은 낙후된 동아시아의 작은 반도국일 뿐이었으니 말이다.

엄마와 얽힌 물건들의 이야기지만 그 속에서 대한민국의 변천사를 볼 수 있다. 기술의 변화는 물론이거니와 사회 인식의 변화 역시 중요한 부분이라 하겠다. 각 물건의 이야기에 덧붙여 인용된 당시의 신문 기사들은 지금과는 다른 시대상을 보여준다. 조금 더 살았다고 생각하는 우리가 입에 달고 사는 '라떼는 말이야'가 나올 수밖에 없는 건 이런 시절을 겪었기 때문일 거다. 그 시절을 겪지 못했던 요즘 세대들에게는 그리 멀지 않은 과거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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