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을 향하는 나는 최근 겪고 있는 스트레스 수준이 감히 상상 이상이라 자평 할 수 있다.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것처럼 불혹(不惑)의 시기를 넘어 지천명(知天命)을 향하니 하늘의 뜻을 알 때가 되었건만 현실은 아직도 곡학아세(曲學阿世)하며 살아가기 바쁘다. 어른이 되고 무르익어 간다는 것이 분명 후세에게 도움이 되고 바른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일조를 할 것이라 여기며 살아왔다. 하지만 당장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현실은 신념과는 거리가 먼 얘기일 뿐이라고 자위를 하게 된다. 이마저도 아직은 알량한 자존심과 윤리의식 덕분에 그리 유연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20년 가량 나름 한길을 걸어왔다. 우여곡절은 남들 만큼 있다. 그렇게 힘들게 지나온 삶인데 이것도 확신이 서질 않는다. 이성우 씨도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건 그도 나도 '흥하던 망하던 내 인생'이란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