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이드 게임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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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편의 기업과 스포츠 이야기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많지만 이 사람, 이케이도 준은 기업을 소재로 한 책을 주로 쓴다. 대표적인 《한자와 나오키》, 《변두리 로켓》, 《루스벨트 게임》, 《육왕》 같은 작품은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좋다. 일본에서는 그의 여러 작품들이 극화되어 드라마가 방영이 되었다. 《노사이드 게임》 역시 이미 2019년 일본 TBS에서 방영됐고 시청률 13%라는 인기를 얻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케이도 준의 작품들 중에서 《루스벨트 게임》에서는 야구, 《육왕》에서는 마라톤 그리고 《노사이드 게임》에서는 럭비를 소재로 한 기업 스포츠 이야기를 쓰고 있다. 일본 기업 만의 특징이라 하긴 어렵겠지만 일본의 사회인 스포츠는 기업들의 후원으로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단면이다. 기업과 스포츠는 상생 협력관계이다. 기업은 스포츠를 통해 후원사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고, 스포츠는 후원사를 통해 지속적인 훈련과 대회 참가비 등을 해결해 갈 수 있다. 더구나 이번 작품처럼 아마추어 경기들의 경우에는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스포츠의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도 마련이 되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노 사이드(ノーサイド / No side) 정신

도키와자동차 경영전략실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던 기미시마 차장은 가자마상사 인수건으로 다키가와 상무와 대립하게 된다. 그 후 요코하마공장 총무부장으로 발령이 난 기미시마는 도키와자동차가 운영하는 아스트로즈 럭비팀의 제네럴 매니저(단장)을 겸하게 된다. 럭비에는 문외한이었던 기미시마는 럭비팀 재건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가 바로 이 작품이다.

작품의 제목이자 핵심 키워드는 노 사이드(ノーサイド / No side) 정신이다. 노 사이드 정신은 '경기가 끝나면 승자도 패자도 없다. 그 대신 끝날 때까지 철저하게 승리에 집착해 기술과 체력, 모든 지략을 다한다'라는 것이다.

무한 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생존을 강요받는다. 살아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내가 밟고 일어선 상대도 살아야 한다. 싸움에서 이겼더라도 짓밟아서는 안된다.

매일 전쟁과 같은 기업의 현장에서 선량한 경쟁의 모습만 보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 승자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암투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최선을 다한 승부가 끝난 후라면 경쟁한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생하는 세상. 건전하고 선량한 경쟁이 바로 노 사이드 정신 아닐까 싶다. 우리는 그런 노 사이드 정신을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작품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바로 덮어두었던 우리의 노 사이드 정신을 끄집어내어 주기 때문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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