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세계 질서
레이 달리오 지음, 송이루.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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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된다

인류의 과거와 미래는 장기간에 걸쳐 발생하는 개인 삶의 총합이라고 볼 수 있다. 역사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하나의 맥락이 있어 기본적으로 동일한 원인으로 똑같은 일이 반복해서 발생하면서 진화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상호 연결된 여러 역사적 사건으로부터 어떤 패턴과 원인/결과 관계가 있음을 보았고, 이에 근거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사건들은 역사상 여러 차례 발생했으며 제국의 흥망성쇠 사이클의 일부다.

제국과 왕조는 전형적인 빅 사이클(Classic big cycle)을 그리며 성장했다가 사라졌고 이 사이클 내에는 우리의 현재 위치를 알 수 있는 명확한 신호가 있다.

이 빅 사이클은 창의성과 생산성이 증가하고 생활 수준이 대폭 향상되는 평화롭고 풍요한 시기와 부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벌어지며,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부와 생명 등이 파괴되는 불황기와 폭동 및 전쟁이 발생하는 시기로 구분된다.


빅 사이클의 3가지 요소

  1. 장기 부채 및 자본시장의 사이클: 어떤 세대도 지금 우리가 보는 낮은 금리(이자율),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를 경험하지 못했다. 통화의 수요와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현금과 부채자산의 가치는 많은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2021년에 16조 달러 이상의 부채가 마이너스 금리로 유통되었고 적자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신규 채권이 발행되었다. 기축통화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되어 거래와 예금에 사용된다.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국가(현재는 미국이지만 역사적으로 계속 바뀌어왔다)는 매우 강력한 경제적 힘을 갖게 되며 기축통화로 표시된 부채(현재는 달러로 표시된 부채)는 전 세계 자본시장과 경제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된다.

  2. 내부 질서와 혼란의 사이클: 빈부 격차, 자산 가치 차이, 정치적 양극화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심해졌다. 빈부 격차와 자산 가치 격차가 커진 상황에서 불황이 오면 남은 파이를 분배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갈등이 유발된다.

  3. 외부 질서와 혼란의 사이클: 내 생애 처음으로 미국이 진정한 경쟁국과 대적하고 있다(소비에트 연방(소련)은 단지 군사적인 경쟁국이었고 진정한 의미의 경제적 경쟁국은 아니었다). 중국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의 경쟁국으로 부상했으며 빠른 속도로 강대국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빅 사이클

생산성이 증가하면서 부가 쌓이고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 번영의 시기가 도래하여 국가의 펀더멘털이 튼튼해진다. 이때는 빚이 별로 없고 빈부 격차, 가치관 및 이념의 차이가 심하지 않아 국민이 협심하여 번영을 추구한다. 교육 수준은 높고 인프라 기반이 튼튼하며, 강력하고 유능한 지도자가 나타나면서 소수의 강국이 이끌어나가는 새로운 질서가 탄생한다. 이 시기는 번영을 누릴 수 있는 평화로운 시대다. 그러나 늘 그랬듯이 번영이 지나치면 부채 과잉, 빈부 격차, 가치관 및 이념 대립이 심화되고 집단 간의 갈등, 교육 수준, 사회기반시설이 악화된다. 신흥 강국에 맞서 노쇠한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전쟁과 파괴가 이어지고, 이로 인해 새로운 질서가 탄생하여 새 시대로 들어가게 된다.


유비무환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지난 인간사에서 유사한 사례들을 반면 교사하여 자신의 삶을 살아감에 과오를 줄이기 위함이다. 레이 달리오는 세계의 경제사에도 반복된 패턴이 있다고 말한다. 자본주의를 시작한 네덜란드부터 현재 미국과 중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경제 패권은 이동하여 왔다. 흥망성쇠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부상하고 정점을 지나 쇠퇴하는 사이클은 패권국들이 모두 거쳐간 패턴이다. 그래서 최근의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부상하는 나라와 쇠퇴하는 나라의 패권 다툼이고 우리는 그 사이에서 어떤 입장과 대응을 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역시 급부상한 선진국으로 어쩌면 정점을 지나 쇠퇴기를 겪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말처럼 세계 질서는 변화하고 있고, 우리 내부에도 변화는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세계 경제의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싶다면 이 책 『변화하는 세계 질서』로 준비해보면 어떨까? 준비된 자는 근심이 없다는 유비무환이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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