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의 세계사 - 뺏고 싶은 자와 뺏기기 싫은 자의 잔머리 진화사
도미닉 프리스비 지음, 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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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稅金)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한 경비로 사용하기 위하여 법률에 의거하여 국민으로부터 강제로 거두는 금전 또는 재화를 세금이라 한다. 우리나라는 헌법에 납세를 의무로 명시하고 있다. 대한민국민으로 태어나면 세금을 내야 하는 건 운명인 것이다.

세금은 필요에 의해서 임시세로 시작되었다가 영구세로 바뀐다. 도입될 때는 적은 금액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커진다. 세금은 기본적 자유를 침해한다. 세금을 피하기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다 보니 사람들의 행동과 판단이 이상한 방향으로 발전한다. 거두어들인 세수의 대부분은 낭비되거나 납세자들이 원치 않은 곳에 사용된다. 윤리적 양면성이 세금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경우가 많다. 다른 면에서 보면 정부의 필수적인 활동에 드는 자금을 적절한 시기에 조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해결 방법이었다.


세금의 세계사

세금은 문명의 성격을 결정한다. 조세제도가 국가의 운명, 즉 국민의 번영과 빈곤, 자유와 억압, 만족감과 불만을 결정한다. 세금은 권력이다. 세금 수입이 없어지는 순간, 왕이든 황제든 정부든 권력을 잃는다. 지도자들은 세금을 통해 통제 수단으로 활용해서 사람들의 행동과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오늘날 세금은 모르는 사이에 원천징수되고 강제로 징수된다. 강제라는 말은 세금을 안 내면 전과자가 된다는 뜻이다.

사회민주주의자는 세금이 사회를 평등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즉 세금이 부를 재분배하고, 교육과 복지에 평등한 접근권을 제공하며, 시장경제의 왜곡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 사회주의자들은 기본적인 생각은 같으나 더욱 극단적이다. 자유주의자는 세금을 절도라 여긴다. 개인의 자유와 소유권에 대한 침해이며, 정부가 세금을 낭비하고 비윤리적인 곳에 지출한다고 본다. 차라리 놔두면 개인이 알아서 더 잘 사용할 거라고.

현재 세계의 많은 국가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무가 너무나 과다해서 상환이 불확실하지만, 갈수록 글로벌화·디지털화되어 국경의 의미가 점점 퇴색해가면서 세금징수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통치자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

2022년 3월 9일은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었다. 선거기간 동안 후보자들은 다양한 공약들을 가지고 나왔다. 그중에서 경제분야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지원에 대한 재원 마련과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문제였다. 후보자들 마다 각자가 생각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국민들을 설득하려 노력했다고 본다. 문제는 결국 재원이다. 국가를 이끄는 데 쓰이는 돈은 세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직접적으로 거두는 세금이 아니라 채무일지라도 이 책의 저자의 말처럼 언젠가 세금으로 돌아갈 문제란 점이다. 통치자는 자신이 통치하는 동안 부유하게 살다가 자신의 역할이 끝나고 난 후에는 모르쇠로 할 수 없다. 한 번 발생한 채무는 국민 모두가 나누어 짐을 지고 살아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부채를 확대하겠다는 공약은 가득이나 어려운 현실에 당면한 유권자들에게 더욱 부담감으로 작용했으리라 생각된다.

오늘날의 사회민주주의 국가는 정부의 역할이 국민 보호 외에도 부를 재분배하고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여 시장경제의 불평등을 제거해야 한다는 원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조세제도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사회 불평등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유토피아

우리는 세금을 질색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재산과 노동의 일부를 '공공의 이익'을 위해 납부해야 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유럽 국가처럼 세금을 많이 내고 정부 주도하에 복지, 연금, 교육, 건강보험이 보장되는 대신 낮은 수준의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개인의 책임도 낮은 사회민주주의 국가를 원할까? 사람들은 더 높은 세율로 국가가 더 많은 분야를 보장하는 대신 훨씬 낮은 수준의 자유를 누리는 국가를 원할까? 아니면 교육, 복지, 등을 국가가 주관하는 게 최선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적은 세금에 더 많은 자유를 누리고 개인의 책임이 더 큰 국가를 좋아할까?

저자는 세금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고 말한다. 그가 꿈꾸는 유토피아를 공감하며, 위정자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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