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 네트워크 경제 입문자를 위한 가장 친절한 안내서
강성호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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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플랫폼

이 책에 따르면 정보혁명은 인류사에서 세 번째를 맞이하고 있다. 첫 번째는 글자의 탄생이고, 두 번째는 인쇄술이었으며, 세 번째는 네트워크다. 이와 같은 정보혁명을 거치는 동안 인간의 삶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로 바뀌었다.

네트워크가 일반화 되면서 등장한 것이 플랫폼이다. 기차나 지하철을 타는 장소라는 뜻으로도 이용되지만 요즘은 인터넷 속에서 만남이나 연결을 해주는 장소로 통용된다. 이런 장소를 제공하는 기업들을 플랫폼 기업이라 부른다. 플랫폼은 전혀 다른 두 시장을 연결하는 도구다. 전혀 다른 경제주체를 연결하는 기능 때문에 '양면시장(two-sided market)'이라 일컫는다.

플랫폼을 통해 연결되는 시장은 서로 밀접하게 상호작용을 한다. 서로 다른 시장의 고객들이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현상을 '교차 네트워크 외부성(cross network externality)'라고 하는데, 집단의 규모가 클수록 서로에게 이득이라는 의미다.

플랫폼 경제는 전통적인 경제학 이론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용한다. 인터넷에서 소비자들이 공짜로 이용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소비자는 공짜로 이용하는 것이지만 그에 대한 비용은 공급자(광고주)가 부담하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이 교차 네트워크 외부성 때문이다. 전통적인 수요와 공급의 원리와는 다르다.


네트워크가 만드는 권력

경제 권력이 정치 권력을 압도하는 현상을 '기업사회'라고 한다. 경제 권력은 자본파업의 가능성을 통해 힘을 휘두른다. 기업들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시키는 오프쇼어링(offshoring)같은 것도 자본파업의 형태다. 자본파업은 일자리만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양극화가 더욱 심해진다.

연결, 공감, 확산으로 만들어지는 네트워크는 '뉴파워'라는 이름의 새로운 형태의 권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뉴파워는 지도자가 부재한 상황, 즉 아나키(anarchy)에 가깝다. 이들에게는 조직도, 리더도 없다. 이들을 움직이는 힘은 참여, 공감, 확산이다. 이 배경에는 SNS가 있다. SNS는 동질적인 정치적 성향을 지난 사람들을 규합하는 일종의 '디지털 정당'을 탄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관심을 가지는 사안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싸운다. SNS를 통해 정체성을 확립한 세력은 계속 등장할 것이고, 이들은 더 많은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플랫폼 경제를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이미 우리는 플랫폼 경제 속에서 살고 있다. 대부분의 결제수단을 인터넷을 이용하는 PC와 모바일로 하고 있고, 가족과 지인 그리고 업무적인 연결도 인터넷 속에 마련된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소비자들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의 분야도, 독점적 활동도 과거 방식과는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을 법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당연히 우리가 생각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못지 않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도 언급하듯이 이 책은 경제 서적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작동원리에 대한 이야기이며, 네트워크 경제가 우리 경제와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미래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알려주는 책이라 하겠다.

우린 이미 플랫폼 경제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통찰력을 가진 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동의하는 부분도 많을 거라 생각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변화의 속도에 걸음을 맞춰가는 것이다. 네트워크와 플랫폼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만연하면 사람들의 의식도 지금보다 더욱 변화할 것이다. 어떤 사회가 될 거라라고 호언장담을 할 수는 없겠지만 흐름은 조금씩 뚜렷해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경제나 정치, 문화 등 어느 것도 소홀할 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데 이 책이 분명 도움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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