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비즈니스 산책 - 나는 도쿄에서 서울의 미래를 보았다 비즈니스 산책 시리즈
임상균 지음 / 한빛비즈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닮은 꼴의 한국과 일본

한국과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 성장률 그래프를 겹쳐놓으면 그래프 모양은 놀라울 정도로 똑같다. 20년의 차이가 날 뿐이다. 일본이 앞선다. 그러니 일본에서 번성하는 비즈니스를 살펴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한국의 산업은 일본에 배워서 시작했다. 경영시스템이나 관리 체제도 일본 기업을 많이 벤치마킹했다. 한국 대기업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선단식 경영도 일본 '재벌' 시스템이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현재 한국의 모습은 일본을 고스란히 닮아 있다. 그것이 원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개인화, 작은 소비

한국은 장기 저성장 시대에 들어서면서 경제, 사회, 문화 면에서 무섭도록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 상장기업까지 된 중고품 판매점, 만물상이 되어가는 편의점, 규제가 많아지자 뭉치는 쪽을 택한 푸드트럭, 죽음 후까지 준비하는 실버산업을 보면 한국이 가야 할 길이 보인다.

이 책이 출간된 건 2016년이다. 지금부터 5년 전이니 벌써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어야 하겠지만 소개된 일본 비즈니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지금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문제들이 고스란히 열거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코로나19로 다소 환경이 변화된 점이 고려되어야겠지만 이미 시작된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여러 사회적 문제는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물론 일본만의 독특한 문화가 반영된 사업들도 있다. 아무래도 우리의 정서에는 맞지 않는 것들(마치콘, 실버산업 등)이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에 활성화 되지 않는 것들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들은 독자가 알아서 걸러 이해를 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개인화, 작은 소비라는 큰 틀의 모습은 우리나라도 맞이할 모습임은 틀림없다.


타산지석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까지도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로 일본을 좇기 바빴다. 이제는 많은 산업분야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리드하고 있다. 그렇다고 일본이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지위가 낮아진 건 아니다. 아직도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큰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들이 보유한 장인정신에 기초한 기술들은 세월이 흘러도 본받을 점이라 하겠다.

가깝지만 먼 나라라는 수식어로 얽힌 한국과 일본은 닮은 듯하면서도 서로를 적대하는 관계의 나라다. 세계 어느 나라나 인접국은 어쩔 수 없는 화친과 적대라는 애증의 관계인 것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리가 겪고 있는 다양한 사회 문제들은 이미 일본에서 겪었고 또한 겪고 있는 문제들이다. 우리도 일본이 겪은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입장에 놓여있다. 그들의 방식을 고스란히 따를 건 아니겠지만 분명 보고 배워야 할 점들은 있다. 지역 공동화나 신도시 개발과 같은 부동산 문제들은 꼭 참고했으면 한다. 이미 사례가 있는데 우리는 다를 거라는 안이한 생각은 불 속에 뛰어드는 나방과 다를 바 없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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