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왜 멈추는가? - 자본론으로 21세기 경제를 해설하다
한지원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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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이해하기

이 책의 서문에도 나와 있지만 자본주의의 경제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산업화 이후 가장 지지부진한 노동생산성, 인류 역사상 최대치로 늘어난 정부 부채, 봉건 시대와 견줄 만한 빈부격차, 제1차 세계대전 전후를 방불케 하는 무역갈등, 주기가 짧아지고 강도는 높아지는 경제침체. 더구나 코로나19 이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은 자본주의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고 있고, 저자 역시 마르크스의 『자본』에서 자본주의 경제의 최근 특성을 분석한 후 미래를 전망한다.

자본주의는 자유, 평등, 풍요라는 현대의 이상을 실현하는 경제 체계로 300년 가까이 발전해왔다. 소유할 자유가 인신의 구속을 없앴고, 시장 거래의 평등이 신분적 차별을 없앴으며, 소유와 시장을 통해 발전한 생산력이 풍요를 극대화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진보하면서 동시에 퇴보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풍요는 이윤율 하락이라는 결함으로 인해 계속될 수 없고, 자유는 임금 노예로 살아야만 얻을 수 있는 조건부 권리가 되었으며, 평등은 인간 사이의 평등이 아니라 1원의 평등으로 축소되었다.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상품과 화폐>로 노동가치론으로 인공지능 로봇, 디지털 경제, 비트코인, 재정확장 등 기술변화와 관련된 쟁점을 분석한다. 2부는 <이윤과 임금>이다. 착취 법칙으로 직장 갑질, 공정임금, 임금분배율, 귀족노조 등 노동 이슈를 살펴본다. 3부는 <성장과 위기>로 자본순환론으로 부동산 가격, 규제개혁성장, 임금주도성장의 내용을 담고 있다. 4부는 <역사법칙>으로 『자본』의 결론인 '자본축적의 일반법칙'으로 경제적 불평등, 현실 사회주의의 실패, 최근 이슈인 코로나19 사태 등의 자본주의 장기 비전과 관련된 쟁점을 분석한다.


쉬운 듯 어렵고, 어렵지만 한 번은 읽어야 할 책

고등학교에서는 이과를 졸업했고,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사회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접한 서적과 신문, 뉴스를 통해 익힌 경제 지식을 조금이나마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회라 여기며 책을 펼쳤다. 지금껏 살면서 마르크스의 『자본론(자본: 정치경제학 비판)』은 들어봤기 때문에 마흔 중반을 넘어서는 나이쯤 되면 자본주의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 정도는 이해하고, 예측하며, 대응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싶었다. 이런 생각들이 오만한 것임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분명 저자는 마르크스의 『자본』을 현재에 맞게 적용하고 쉽게 해석했다고 했지만, 부족한 기초 지식 수준과 이해도 탓에 진도를 나가는 데 애를 먹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준의 글은 아니다. 기본적인 경제 지식을 갖고 있다면 다소 느리고 어려운 걸음이나마 내딛는 건 문제가 없을 듯하다. 궁극적으로 이 책에서 얻고 싶었던 답은 책의 제목에 실린 질문이었다. 『자본주의는 왜 멈추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하지 않겠나.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자본주의를 추구하고 있지만 갈등이 끊이질 않는 것도 이런 점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인간사에서 어느 것도 완벽한 것은 없겠지만 내가 속한 사회를 이해하는 데 조금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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