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에세이들이 자신들의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들이다. 『나 아직 안 죽었다』 역시 저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그와 지난 같은 시기를 살아왔기 때문에 잊고 있던 과거의 기억들을 들춰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가족」,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누구에게나 가족에 대한 기억은 애틋하다. 부모에게는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서도 갚지 못한 죄송함이 남는다.
「추억」, 청소년기를 거치고 청년에 접어들던 그때는 지금의 디지털과 4차산업혁명을 앞서 준비하던 시대였다. 그 어느 때 못지 않게 새로운 문물이 우리의 눈과 귀를 흥분하게 했었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던 시기였기에 '아이러브스쿨'로 학창시절을 추억할 수 있었던 아련함은 지금도 그립다.
「업(業)」, 불교에서는 심신의 활동과 일상생활을 말하지만, 우리는 대개 직업을 업이라고 한다. 다만 이 직업이란 것이 보다 넓고 깊이있게 보면 불교에서 말하는 업과도 무관하지 않다. 더구나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선악의 소행을 말하며, 혹은 전생의 소행로 말미암아 현세에 받는 응보를 말하는 것이 업(業, karma)이니 직업 전선에서 우리가 겪는 희노애락도 다 업일지도 모를 일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40대 직장인들이 느끼는 불안감과 퇴직에 대한 두려움, 장년을 준비해야는 걱정은 특히나 공감된다.
「현생」, 살아가는 데 정답은 없다. 각자의 삶의 방식은 살아가면서 만들어가는 거다. 마흔이 넘어서면 각자의 삶의 방식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또한 그간 살아왔던 것에 대한 후회도 느껴진다. 요즘 말로 부캐의 삶을 살아보는 것도 필요한 시기다. 저저 역시 작가라는 삶을 살아가는 걸 보면서 나도 나만의 삶을 살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