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365일 1
블란카 리핀스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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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넷플릭스 영화가 <365일>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넷플릭스를 볼 겨를이 없지만 넷플릭스에 소개되는 다양한 영화들은 사람들이 정신없이 빠질만하다. 장르나 제작 규모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시도와 재미를 추구하니 요즘 자주 하는 말로 한번도 못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본 사람은 없을 거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넷플릭스와 같은 OTT시장이 커졌다. 그에 동반해 가전제품 중에 TV 판매량도 늘어났다고 한다. 반면 패션과 관련된 의류나 화장품의 매출은 줄었다고 하니 코로나19로 희비가 엇갈린 산업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줄거리

각설하고 2020년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 <365일>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다만 이번에 원작소설을 접할 기회가 되어 읽게 되었다. 소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스물아홉살의 라우라는 생일을 맞아 이탈리아 시칠리아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는 총에 맞아 죽음의 고비를 넘긴 뒤 환상 속에서 만난 여자를 찾고 있는 마피아 마시모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마시모는 라우라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기 위해 납치를 한다. 그리고 그녀에게 365일간 함께 지내겠다는 선언적 강요를 한다. 마피아지만 잘 생기고 멋진 마시모에게 호감을 느끼는 라우라. 강제적이긴 하나 조금씩 그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흥행의 세 가지 요소

이 소설이 영화로 되고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게 된 건 세 가지 요소가 있기 때문이라 보인다.

첫 번째는 선정적인 애정장면이다. 영화에서도 심의 통과가 어려웠을 만큼 애정장면의 수위가 높다. 소설 속의 내용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하다.

두 번째는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이다. 인질이 범인에게 동조하고 감화되는 비이성적인 심리 현상을 말하는 데, 소설 속 라우라는 자신을 납치하고 365일간 함께 지내라고 강요하는 마시모에게 호감을 느낀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아이까지 갖게 되고 결혼을 결심하게 된다. 실제로는 지극히 비이성적인 환경이나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말이 있는 것처럼 이러한 내용을 다루는 게 이 소설이라고 보인다.

세 번째는 부자, 멋짐, 거침의 세 가지 단어로 무장이 된 남자 주인공이다. 여성들에게는 나쁜 남자에 대한 환상이 있다고 한다. 마시모는 범죄단체인 마피아의 수장이다. 잘 생긴 외모와 상냥한 듯하면서도 거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 해줄 수 있다는 재력을 지녔다. 어떤 여성이라도 거부할 조건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봐도 무방할 거다. 현실 속에서 여성들이 이런 남성을 만나기란 쉽지 않을 거라 본다. 당연히 영화와 소설을 통해 대리만족을 기대하리라 생각된다.

따지고보면 최근 우리나라에서 방영하는 많은 드라마들이 이 같은 것들이 많았던 것 같다. 흔히 말하는 '막장'이 대세이고, 불륜과 패륜이 주된 소재가 되어야 인기를 얻게 되는 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공통된 현상인 듯하다. 많은 사람들은 보다 더 강한 자극을 원하고 있다. 비윤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상황을 현실에서 직접 겪지 않더라도 영화나 소설, 드라마에 감정을 이입하며 스스로가 억누르고 있던 일탈의 감정을 소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365일>을 남녀 누구든 꽤 흥미롭게 볼 거란 건 틀림이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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