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이 영화로 되고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게 된 건 세 가지 요소가 있기 때문이라 보인다.
첫 번째는 선정적인 애정장면이다. 영화에서도 심의 통과가 어려웠을 만큼 애정장면의 수위가 높다. 소설 속의 내용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하다.
두 번째는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이다. 인질이 범인에게 동조하고 감화되는 비이성적인 심리 현상을 말하는 데, 소설 속 라우라는 자신을 납치하고 365일간 함께 지내라고 강요하는 마시모에게 호감을 느낀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아이까지 갖게 되고 결혼을 결심하게 된다. 실제로는 지극히 비이성적인 환경이나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말이 있는 것처럼 이러한 내용을 다루는 게 이 소설이라고 보인다.
세 번째는 부자, 멋짐, 거침의 세 가지 단어로 무장이 된 남자 주인공이다. 여성들에게는 나쁜 남자에 대한 환상이 있다고 한다. 마시모는 범죄단체인 마피아의 수장이다. 잘 생긴 외모와 상냥한 듯하면서도 거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 해줄 수 있다는 재력을 지녔다. 어떤 여성이라도 거부할 조건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봐도 무방할 거다. 현실 속에서 여성들이 이런 남성을 만나기란 쉽지 않을 거라 본다. 당연히 영화와 소설을 통해 대리만족을 기대하리라 생각된다.
따지고보면 최근 우리나라에서 방영하는 많은 드라마들이 이 같은 것들이 많았던 것 같다. 흔히 말하는 '막장'이 대세이고, 불륜과 패륜이 주된 소재가 되어야 인기를 얻게 되는 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공통된 현상인 듯하다. 많은 사람들은 보다 더 강한 자극을 원하고 있다. 비윤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상황을 현실에서 직접 겪지 않더라도 영화나 소설, 드라마에 감정을 이입하며 스스로가 억누르고 있던 일탈의 감정을 소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365일>을 남녀 누구든 꽤 흥미롭게 볼 거란 건 틀림이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