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지 말고 함께해라 - 무상지원자금을 활용한 소상공인 협업 전략
김진희 외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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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장... 그거 저 혼자 들면 안 될까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을 모르는 이는 없을 거다. 아무리 쉬운 일이라도 협업을 하면 훨씬 쉽다는 협동의 중요성을 언급한 우리 속담이다. 이 속담을 배우고 익히는 건 과거로 따지면 초등학교 저학년 때인 걸로 기억된다. 요즘은 속담을 가르치는 시간이 별도로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런 속담에 내포된 의미는 초등학생도 아는 기본적인 수준이다.

그런데 이런 쉬운 의미를 나이가 들고 막상 현실에서는 반영하는 이가 드물다. '동업'이니 '협업'이니라는 말은 이론적으로는 알지만 현실에서, 더구나 그걸 해야 하는 당사자가 '나'라면 고개를 좌우로 젓고 사양하고 싶다. 누가 함께하면 쉬운 줄 모르겠나. 다만 동업이나 협업을 하는 동안 그나마 좋았던 관계가 무너지고 갈등이 증폭되고 법정까지 가는 경우를 목격하거나 주변을 통해 듣거나 하면서 상상만 해도 부담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죽든 살든 처음부터 각자 팔을 흔드는 게 정답이란 생각이 간절하다. 그게 그나마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이라 굳게 믿는다.

위기의 자영업, 협업으로 돌파구

우리의 자영업은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경제의 한 축이다. 정확한 자영업자수를 알지는 못하지만 이 책에는 640만이라 적혀있다. 결코 적은 수는 아니다. 그런 자영업이 무너지고 있다. 어느 해이고 좋은 적은 없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침몰하고 있다. 경제가 움직이려면 돈이 돌아야 하는데 밤 9시면 문을 닫아야 한다. 시간과 노동을 투입하고 돈을 버는 입장에서는 벌 수가 없다. 정부와 지자체가 급한대로 선별적 혹은 보편적 복지 개념의 재난지원금도 주고, 국민들에게 돈을 쓰라고 뿌리지만 '언발에 오줌누기' 이다. 그마저도 없는 것보다 낫겠지만 목이 타들어가는 데 물 한모금 주는 것을 상상해보면 어떨까 싶다. 어찌됐건 코로나19는 갑작스런 변고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이 시기가 지난 후 다시 우리가 예전의 일상을 되찾는다 할지라도 우리의 자영업을 하는 소상공인들에게는 당장의 생계뿐 아니라 생업을 지속해야 하는 고민을 안고 살아야 한다.

꼭 자영업을 하는 소상공인만 해당되는 게 아나라 중소기업, 중견,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생존의 문제는 늘 안고 있는 부분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영업이 잘 영위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각 지자체 마다 이 정책자금 집행이나 다양한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이 책 《혼자 하지 말고 함께해라》는 제목처럼 어려운 시기에 혼자 어려운 길을 헤쳐가지 말고 협업을 하고 협동조합을 만들어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기를 권한다. 말은 간단하지만 해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막막하고 자기들만 아는 얘기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공예공방, 패션, 음식점·카페, 도소매점·전통시장, 인쇄·포장패키지의 협업 성공 사례를 알려주고 있다. 사실 잘된 사례만 보여주는 것이니 언급되지 않은 실패 사례도 무수히 많을 것이다.

책에서도 자영업 협업의 성공조건으로 일곱 가지를 언급한다. 첫째, 참여업체에게 단기적 이익과 중장기적 이익이 적절하게 존재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둘째, 초기의 협업아이템은 단순하고 명료해야 한다. 셋째, 협업활동에 대한 합리적인 비용분담 규칙을 정해야 한다. 넷째, 협업 추진주체인 협업리더가 협업사업을 수행할 시간과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다섯째, 동종업종의 성공사례 교육이나 견학을 통해 비전을 제시해서 참여업체들이 적극성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섯째, 협업사업에 상인회나 협회와 같은 단체의 회원사를 중심으로 구성하는 경우 협업사업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일곱째, 협업체를 구성하고 협업을 실행해나가는 데는 지자체 및 정부의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성공의 조건, 그것은 '사람'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1년 생존률은 65.3%, 5년 생존률은 28.5%라고 한다.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니 생존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데 지극히 동의한다. 그럼에도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거다. 각자도생을 해야 하는데 그것도 여의치 않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심정으로 비슷한 일을 하는 업자들이 모여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협업도 해보고 동업도 한다. 협동조합도 만들고 거기에서 파생된 일들이 새로운 사업으로 확대되는 모델을 우수 사례로 언급하고 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무척 좋은 모델이다. 공유와 협업이라는 시대적인 흐름에 따른 것이니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일을 하는 건 감정을 지니고 이해를 다투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점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협업을 통한 지원사업 평가에서 첫째, 유형물인 공동 이용 시설 위주로 지원하고 있고, 둘째, 같은 사무실, 같은 건물, 같은 골목 내에 있는 기업들로 구성된 협업체를 우선적으로 지원하며, 셋째, 협업기업 모두가 필요하고 사용빈도가 높은 시설을 지원 받아야 하며, 넷째, 유대관계가 좋은 사장님들로 구성된 협업체를 우선 지원한다는 것을 참고해야 한다.

언제나 정부와 지자체는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한 축을 방치할 수는 없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리고 함께 가야 한다. 그래서 결국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자금이나 지원사업들은 아는 사람만 쓰는 것처럼 알려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당장 생업에도 정신이 없는데 그런 것을 둘러볼 여유가 없는 것도 맞다. 그래서 역할을 나누고 강점을 가진 것에 더 매진할 수 있는 것이 협업 아니겠나. 결국 사람이 일을 한다. 마음 맞는 사람이 함께 일을 할 수 있다면 그 시너지는 더욱 커지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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