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 그만둔 것 - 애써서 하는 일은 오래가지 않으니까, 한수희·김혼비·이유미·신예희 미니 에세이 수록
이치다 노리코 지음, 황미숙 옮김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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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매거진 기획자이자 프리랜서 에세이스트인 저자는 그의 나이 쉰이 되고 인생의 절반이 지날 무렵부터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일이나 이미 안다고 생각했던 일에서도 새롭게 눈을 뜨면서 깨달음을 얻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그만두는 것은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일이었다.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한 인생 후반의 대청소라는 표현도 한다. 인생을 재정의하는 여러 불필요한 습관 그만두기가 《어른이 되어 그만둔 것》에 담겨 있다.

이 책은 일과 관계, 일상 그리고 스타일이라는 구분으로 나누어 34개의 그만두기 내용이 있다. 쓸데없는 완벽주의, 무리하는 것, 넘치게 준비하는 것, 피곤한 겉치레와 같은 것들은 한편으로 우리가 사회생활에 돌입하면서 이래야 한다는 암묵적 틀 속에 가두는 것들에서 벗어나는 일과 같다.

공자의 말을 담은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編)에 보면 吾十有五而志于學(오십유오이지우학) 三十而立(삼십이립) 四十而不惑(사십이불혹) 五十而知天命(오십이지천명) 六十而耳順(육십이이순)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칠십이종심소욕 불유구)라 했다. 오십이란 나이는 하늘의 명을 아는 것이니 저자 역시 그런 시기가 되었나 보다. 오래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간사는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건 다 그때가 되어야 깨달음을 얻기 때문일 것이다.

어른이 되는 건 경험과 지식 그리고 지혜가 쌓여가면서 효율적인 삶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이라 본다. 삶이란 게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손아귀에 잡고 싶어 아등바등 살아가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알게 되는 건 부질없음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법정 스님이 썼던 《무소유》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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