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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먹는 자가 일류 - 식욕 ㅣ 먼슬리에세이 5
손기은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11월
평점 :
의식주, 인간 생활의 세 가지 요소라는 건 다들 알고 있는 이야기다. 그 중에서 먹음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지속 반복하는 활동이다. 먹음을 멈출 수는 없다. 다이어트를 위해 몇 끼 굶기도 하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 건너 뛸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먹는다는 건, 숨을 쉬는 것도 다를 바 없이 멈출 수 없는 행동이다.
이 책의 저자는 꽤 재미난 삶을 살고 있다. 첫 직장은 먹고 마시는 걸 소개하는 잡지사였다. 지금은 퇴사를 하고 프리랜서 푸드 에디터로 일을 하고 있지만 먹고 마시는 걸 소개하는 건 지속하고 있다. 또한 프리랜서 외에 와인 모임에서 만난 이들과 함께 하는 '라꾸쁘'라는 술집(서울 종로구 계동에 위치: 일부러 찾아봤음. 아무래도 이 책으로 인해 손님을 유인하려는 목적도 있는 거 같음)을 동업으로 하고 있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술집이지만 무척이나 즐겁고 큰 다툼 없이 사업을 하고 있는 거 같다. 책 속에 담은 그의 이야기는 모두 먹고 마시는 것들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이다. 직장, 창업, 다이어트, 차, 연애, 생각 등 음식과 관련하여 쓴 이야기들이다.
먹고 마시는 일을 우리는 매일 하루 세 번 정도는 꾸준히 하고 있다. 특별함이 없는 날도 있지만 그렇게 지속 반복적인 행위를 지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하고 있는 걸보면 참으로 대단한 인간들의 모습이다. 음식의 재료부터 준비과정, 먹는 행위, 누구와 먹는지, 어디에서 먹는지, 그날의 기분이 어땠는지 등의 내·외부의 다양한 조건들이 모두 이 에세이처럼 글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거 같다.
잡지사의 에디터로 일한 탓이겠지만 책은 재미있게 쓰여있다. 저자의 개인적인 삶의 이야기이지만 그저 남의 일로만 느껴지지 않는 건 나 또한 음식과 관련된 다양한 일과 많은 에피소드들 그리고 비슷한 감정을 느껴보았기 때문일 거다.
예나 지금이나 먹고 마시는 일과 관련된 소재들은 전세계에서 수없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일본의 '고독한 미식가'나 '심야식당', 우리나라의 '식객'과 같은 만화들이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졌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식욕과 성욕이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있는 한 끊임없이 욕구를 채우기 위해 애쓰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또 만들어질 거다. 이 책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