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킷리스트 - 21세기 지식인들이 선택한 인생 책 12
홍지해 외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9.09.24.부터 2020.04.27.까지 30부작으로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가 tvN을 통해 방영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미처 읽지 못한 스테디셀러, 그중에서 엄두도 못 낼 만큼 두꺼운 책들, 소위 말하는 '벽돌 책'을 쉽게 소개하면 어떨까? 누군가에게는 방송만 봐도 마치 책을 읽은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방송이 길잡이가 되어 책으로 다가가는 길이 좀 더 쉽게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의도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종영 후 해당 프로그램 작가 4명이 의기투합하여 본서인 《북킷리스트》를 집필했다. 방송에서 소개하지 않은 밀리언셀러, 혼자 읽기 어려운 책, 지금 이 시대에 의미 있는 책, '멈추지 않고 읽히는 글'이 되도록 했단다. 《북킷리스트》는 버킷리스트(bucket list,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리스트)라는 말을 패러디한 것처럼 저자들의 의도가 제대로 내포된 제목이다.

이 책에서는 총 12권의 책을 소개한다. 평소 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유발 하라리 《호모 데우스》, 장 지글러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셀리 케어건 《죽음이란 무엇인가》, 대니얼 카너먼 《생각에 관한 생각》, 애덤 그랜트 《오리지널스》, 빌 브라이슨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오래된 미래》,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몰입》, 호프 자런 《랩걸》,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팀 마샬 《지리의 힘》이 그것이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선뜻 손이 가기는 쉽지 않은 책들이다. 제목만 보아도 느껴지는 강력한(?) 기운에 부담감이 엄습한다.

반면 이런 책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주제의 무게감은 보다 깊이 있는 고민을 이끌어내야 하는 것들이다. 신이 되려는 인간, 기아의 숨은 진실, 죽음과 삶의 의미, 행동을 지배하는 생각의 반란, 내 안의 독창성을 깨우는 방법, 우주부터 현생 인류까지 과학의 역사, 돈을 제대로 쓰기 위한 기술, 라다크에서 배우는 인류의 미래, 우리에게 몰입이 필요한 이유, 나무가 가르쳐주는 삶의 과학, 생태계를 파괴하는 인간을 향한 경고, 우리 삶의 모든 것은 지리로부터 시작되었다의 다양한 주제들은 인간 본연의 모습과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그리고 사회와 환경을 고찰할 수 있는 단초가 되어준다.

이 책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건 원서를 정리하여 읽기 좋게 한 부분도 있겠지만, 챕터마다 들어있는 'insight point'로 해당 내용의 핵심을 꼬집어내는 것과 챕터 마지막에 있는 '생각해봅시다'로 던지는 질문들은 독자에게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하는 기회로 다가온다.

열두 가지 주제를 접하면서 각 주제에 따른 단편적인 생각 그리고 표면적인 현상을 보다 깊이 있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인문학에 첫 발을 내딛기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시발점이 될 수 있을 책일 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