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통하는 압축 영어 - 순수 국내파 영잘러 김태훈의 실전 영어 필살기
김태훈 지음 / 북라이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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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라고 듣는 순간 연상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영어'다. 사람들 마다 연상되는 단어는 다를 수는 있겠지만 결국 튀어나올 단어라 생각된다. 대한민국 사람으로 태어나 우리는 한글을 터득함과 동시에 영어를 배우라는 사명을 부여받고 평생을 살아간다. 영어를 공용어로 쓰지 않으면서도 어찌나 배우라고 하는지. 솔직히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영어를 못하면 이력서를 내는 자격조차 갖추지 못하는 세상이니 아이러니하다고 느끼는 건 나만 그런 건 아닐 거다.

나는 중학생이 되었을 때 처음 영어 알파벳을 배웠다. 그로부터 마흔 중반에 이르기까지 영어는 영원한 나의 벗(?)이다. 참으로 안 되는 게 영어이기도 하고, 또 늘 필요로 한 게 영어였다. 성적이 필요하다기 보다는 틈틈이 쓰여지는 게 영어였고, 가끔씩 영문으로 된 원서나 논문, 자료 등이 필요할 때면 한숨이 자연스레 나오면서 가슴을 치게 된다. 요즘은 그나마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개발한 번역기(파파고)의 품질이 우수해 어느 정도 믿을 수는 있지만 아직도 인간의 대화 수준을 모두 번역할 수 있는 수준에는 못 미치는 듯하다. 그러니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답답한 사람이 배워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어느 날 굳이 영어나 다른 언어를 배우지 않아도 번역기가 자동으로 번역을 해주는 미래 사회를 꿈꾸는 건 잠시 미루어두고 말이다.

순수 국내파 영잘러라는 김태훈이란 저자를 주목할 필요가 있는 거 같다. 대개의 영어책은 저자의 명성에 따른다. 대한민국에 영어를 가르치는 수많은 강사들이 자신의 이름이 적힌 책 한 권쯤은 모두 출간한 것으로 기억된다. 처음에는 작은 학원에서 시작해 점차 대형 학원이나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방송을 타고 그렇게 널리 이름을 떨치고 중요한 국제 무대에 통번역을 맡게 되면 믿을 만한 실력자로 인정 받는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무조건 통하는 압축 영어』의 저자 역시 비슷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결론적으로 앞서 언급한 국내파 영어 잘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가 터득한 방식이 모든 영어결핍자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이 책이 모든 영어결핍자들의 소망을 다 해결해 주는 건 아닐 거다. 책의 앞 부분에도 저자는 자신이 필요한 만큼만 알자고 한다. 원어민도 아니면서 원어민 수준이 되어야 하는 것처럼 착각을 하고, 필요없는 것까지 하려고 욕심을 내다보면 결국 흐지부지 되니 너무 큰 꿈을 갖지 말자는 거다. 태어나길 현지에서 태어나지 않았는데 어찌 원어민이 될 수 있겠냐.

책의 주된 내용은 어느 영어책과 크게 다를 바는 없다. 110가지의 일상, 직장, 여행에서 쓰일 상황별 문장들이 들어있다. 또한 스피킹 연습을 위한 영문법과 발음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다만 이 책을 차근히 읽으면 쉽게 다가온다는 걸 느낀다. 정말 필요한 건 생존에 필요한 영어 아니겠나. 묻고 대답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가장 적합한 영어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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