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회사의 마케터 매뉴얼
민경주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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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일을 해온 분야는 마케팅이라는 범주에서 보면 이질감이 있게 보인다. 하지만 실상 내부를 들여다보면 내가 하는 일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하는 일이 다 마케팅을 필요로 한다. 더구나 마케팅은 특정인들의 전유물이 아닌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흔히 말하는 큰 회사(중견기업급 이상의 기업이나 기관)들은 마케팅이나 홍보를 담당 부서가 따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이에 미치지 못하는 회사들 이 책에서 말하는 가난한 회사들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부서는커녕 담당자도 잘 없다. 오너나 경영자가 마케팅에 대한 제대로 된 생각이라도 있다면 다행이지만 현실은 그와 반대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 수에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어지간해서 나만의 전문성을 가지고 맡은 일만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으로 입사를 고려하고 있다면 큰 오산이라 말해주고 싶다. 재직자들은 내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거라 생각한다. 여하튼 마케팅은 누구든 고민해야 하고, 모르면 배워야 하는 분야가 되었다. 결국 우리는 팔아야 하고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 프롤로그에 쓴 '마케팅은 회사가 가장 어려워하면서도 만만하게 생각하는 분야입니다. 범위가 워낙 넓은 데다 성과 측정 방식도 애매하죠. (중략) 경험이나 지식이 전무한 사람을 마케팅 부서의 헤드에 앉혀두기도 하고, 높으신 분께서 이것저것 지시하면서 석연치 않은 결과물을 만들어놓고는 실무자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기도 합니다.'라는 말은 나뿐 아니라 모든 마케터들이 공감할 대목이다.

저자는 마케팅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라고 한다. 우연히 공모전에서 입상을 하고 마케터의 길로 들어섰다니 우연이 아닌 운명의 직업이라고 봐도 무방할 거 같다. 현장에서 오랫동안 마케터로 일을 하며 가난한 회사(작은 회사)에서 마케터가 가져야 할 부분들을 기술해 두었다. 책의 구성은 △우리 회사 상황에 맞는 시스템 찾기,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찾기, △데이터 보고 해석하기, △온라인 도구를 이용한 각종 잡다한 기술 익히기, △마케팅에 대한 개똥철학 다지기, △필자의 전 직장, 클라이언트 뒷담화하기로 되어 있다. 마케팅 이론부터 현장에서 사용되는 기법, 마케터의 인간관계 분야까지 마케터가 갖춰야 할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보면 된다. 이론서와 같은 서술 방식이 아닌 구어체 형식으로 쓰여 있기 때문에 읽기에 큰 부담이 없다.

나 역시 마케팅을 전공하면서 언젠가 이런 비전공자가 읽을 수 있는 쉬운 마케팅 책을 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나의 책이 세상의 빛을 보기 전까지 참고해두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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