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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저널리스트 : 카를 마르크스 ㅣ 더 저널리스트 3
카를 마르크스 지음, 김영진 엮음 / 한빛비즈 / 2020년 1월
평점 :
고등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아는 인물인 공산주의의 창시자인 카를 마르크스가 사상가 이전에 저널리스트였다고 한다. 카를 마르크스를 평소에 추종하거나 그의 삶을 연구했던 사람이 아니라면 그가 저널리스트였다는 사실은 그다지 와닿지는 않았을 거다. 나 역시 그저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주장한 사상가 정도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 책 《더 저널리스트: 카를 마르크스》는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썼다고 한다. 첫째는 이념 편향적으로만 소비되어 온 마르크스의 이미지가 아닌 저널리스트의 모습을 소개하고 싶다는 것과 둘째, 마르크스에 관심을 갖게 된 독자가 그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돕고 싶음이다. 1부는 <뉴욕 데일리 트리뷴> 등의 매체에 실린 기사들이고, 2부 <임금노동과 자본>은 소책자로 묶여 출간된 적 있는 연재기사라 한다.
책을 읽은 느낌은 그리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다. 아무래도 내용 자체가 사회 현상에 대한 비평이다 보니 아무리 매끄럽게 쓴다고 해도 쉽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된다. 저자는 마르크스의 방대한 기사들 중에서 장기적, 보편적 관점을 엿볼 수 있는 기사를 선택했다고 하나 당시 상황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충분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좋을 듯 싶다.
그럼에도 당시와 200년 가량 지난 지금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관통하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고 공산주의만이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수단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당시의 모습을 보면 지금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부의 계급차를 어떤 식으로 극복해야 할지를 보다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더구나 당시의 영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한 무역 방식을 보면 요즘 선진국들이 후진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모습과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은 누구나 다를 수 있다.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이란 게 요즘 우리가 가져야 할 다양성을 인정하는 말이다. 마르크스를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창시자라는 틀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를 고발하던 언론인으로 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이색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