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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을 사랑하는 기술 - 물과 공기가 빚어낸, 우리가 몰랐던 하늘 위 진짜 세상
아라키 켄타로 지음, 김정환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환경을 전공한 나에게 대기환경은 환경 분야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공부했던 분야다. 사람은 물은 며칠 안 마실 수도 있고 오염된 토양에서도 곧장 생명에 지장을 미치지는 않지만 오염된 공기나 산소 부족과 같은 상황에서는 당장 살 수가 없다. 그래서 대기 분야와 기상에 대해 그나마 관심이 많았었다. 대학을 졸업한 지가 벌써 20년을 향하고 있으니 전공을 살린 것도 아니어서 모처럼 하늘과 관련한 책이 눈길을 끌었다. 옛 추억을 되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기도 했다.
예로부터 인간은 천체의 신비를 알고 싶어했다. 바람이 움직이고, 태양과 달이 뜨는 것이 인간이 살아가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걸 깨달았다. 삼국지에 보면 제갈량은 천문의 이치를 깨달아 바람을 다스리는 신출귀몰한 인간으로 당시 사람들에게는 묘사된다. 과학이 발달하기 전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것을 예측하는 건 지금을 빗대어도 대단한 능력이다. 지금도 기상청 슈퍼컴퓨터는 몇 시간, 내일, 일주일의 기상 상황을 예측하기 위해 쉴새없이 돌고 있으니 말이다.
SNS에는 하늘의 모습을 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각양각색의 하늘 모습은 천편일률적이지 않기에 더욱 매력적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어쩔 때는 안식을 때론 무서움을 느낄 때도 있다. 폭풍이 불어닥치거나 먹구름이 가득한 날이면 저절로 기분도 우울해지고, 몸에 기운도 떨어진다. 대기압에 의한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과학적인 소명이 되지 않았을 땐 그저 날씨 탓을 할 때도 있었다.
이처럼 하늘의 모습, 구름의 변화를 통해 조금 더 하늘을 과학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구름을 사랑하는 기술>이지 않을까 싶다. 책 앞부분에서는 대기 현상에 대한 설명이 주류를 이루지만 중반부로 갈수록 전문용어들이 등장하여 당황스럽기도 하다. 그럼에도 하늘을 좋아하고, 기상에 대한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다. 삽화와 사진들은 독자의 이해를 도와주니 말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사계절이 뚜렷하다고 배웠던 우리나라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인간이 살지 못하는 환경까지 되지 않더라도 가끔은 고개를 들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하늘 그리고 그런 하늘이 만들어진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