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사회면 - 이제는 추억으로 남았지만 우리가 건너온 시간들
손성진 지음 / 이다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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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말이야', '나 때는 말이야'라고 술 한 잔 들어가면 나오는 고정 멘트들이 있다. 이런 말하는 것이 꼰대짓임을 알건 모르건 상대보다 더 많은 그리고 다른 경험을 보유하고 있음을 표현하고 싶은 일종의 과시욕인 셈이다. 이유야 어떻든 과거의 삶에 대한 궁금증은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궁금하기도 할 것이다. 세상이 그간 변해왔으니 얼마나 다른 삶을 살았겠는가.

이 책은 1950년대부터 1970년대를 중심으로 20세기 중·후반 우리나라 신문의 사회면에 보도된 기사들 중 특이한 것을 엮어 당시 사회상을 되짚은 책이다. 식생활, 주거, 교육, 입시, 각종 사건, 사회적 비리, 여가활동, 생활문화, 교통문제 등을 7개 장 80여 개의 소주제로 정리하였다.

2016년 《서울신문》에 주 1회 연재한 <그때의 사회면>의 후속으로 연재물을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라 한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 태어난 흔히 Z세대들은 경험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지난 사회상이 담겨 있다. 나 역시 1970년대에 태어났기에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들도 있고,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도 있다. 지금으로선 납득하기 어려운 현실들, 말 그대로 '격세지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자료들이다.

가난했기에 피를 팔아야 했고, 수도시설이 되어 있지 않아 급수를 받아서 살아야 했으며 넝마를 주워 팔아가며 살아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기호식품인 커피가 사치품으로 보인 적도 있었다. 대한민국의 성형수술 기술이 발전한 건 과거 성형수술 붐이 일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현재의 모습을 이루는 건 과거가 쌓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의 모습은 미래의 우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일 것이다. 사실 얼마 멀지 않은 우리의 과거다. 몇 십년 만에 달라진 세상을 보면 순간 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당장 내가 자라온 세월을 반추해 보아도 그러하니까.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말처럼 옛것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익힐 수 있다면 그것이 역사가 바라는 바가 아니겠나.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추억이 되고 요즘 사람들에게는 당시의 사회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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