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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자를 잠시 쉬기로 했다
나타샤 스크립처 지음, 김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0월
평점 :
여성에 대한 압박이나 규제는 한국뿐 아니라 어느 나라나 있는 것 같다. 그들에 대한 구속은 여성성이란 이름으로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계속 되고 있다. 여성의 인권 신장과 여성 상위 시대와 같은 말들이 한동안 유행처럼 번졌던 것도 여성 스스로가 그들을 가두는 유리벽을 깨기 위함이었을 거라 생각된다.
이 책의 저자 나타샤 스크립처는 능력 있는 여성이다. UN, BBC, CNN 등 이름만 대도 알만한 곳에서 인정받으며 살아가는 여성이었다. 그런 그녀에게도 결혼이라는 압박은 빗겨나질 못하는 부분이었다. 책에 기술된 것처럼 연애도 마음껏(?) 해본 여성인 듯하다. 책에 삽입된 사진이나 그녀의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만 봐도 그녀가 마음만 먹는다면 그녀에게 들이댈 남성은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결혼이란 관념과 압박은 그녀를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다고 보인다.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결혼을 다시 보게 되고, 그로 인해 자신을 살피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건 '누군가와 사랑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사랑해야 한다.'라고 보인다. 당연한 이 말을 단순히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데까지 긴 시간의 여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누구나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가 있기 마련이다. 또한 삶이 지향하는 목표는 다르다. 하지만 목표를 향해 가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며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외부로부터 존재에 대한 인정과 사랑을 받기를 원한다. 저자도 언급하다시피 경제적 독립만으로는 궁극의 외로움을 극복할 수는 없다. 이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같다.
요즘 들어 결혼 적령기라는 말이 가져다주는 사회적 알람에서 벗어나는 남녀들이 많다. 그들의 선택을 옳고 그름으로 평가할 수는 없을 거다. 다만 결혼을 하건 비혼을 하건 그 선택을 위해 당사자의 내적 그리고 외적인 부분들을 성찰하고 어떠한 결정도 따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 준비에 나타샤 스크립처의 인생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