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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참 괜찮은 사람이다 - 나의 자존감을 찾아 떠나는 아주 특별한 심리 여행
육문희 지음 / 벗나래 / 2018년 2월
평점 :
내가 이렇게 살아서 되나?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남들은 잘 사는데 나는 뭔가? 이런 수많은 질문들 그리고 SNS에 올라오는 많은 타인들의 사진과 영상들을 보면 상대적 박탈감은 극에 달한다. 맛있는 음식, 멋진 여행, 좋은 차, 여유로운 삶. 늘 꿈꾸지만 내게 선 먼 얘기다. 그간 들어왔던 건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좋은 대학을 다니고 좋은 직장을 구해야 한다는 프레임은 수십 년 전부터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진다. 성장보다는 성공이란 단어가 우리에게 더 익숙하다. 그렇게 죽도록 했는데 지금도 계속 최선을 다하라고 채찍질이다. 그러니 자존감 보다 자괴감이 더 커진다. 삶의 의욕도 상실하고 스트레스를 못 이겨내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따지고 보면 우리 사회는 이미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거 같다. 그래서일까? 이 책과 같이 자존감을 북돋우는 책과 강의가 도처에 넘쳐난다. 더구나 대한민국만의 문제도 아닌 듯하다. 세계 곳곳, 특히나 잘 나간다는 선진국일수록 더 그런 거 같다.
《당신, 참 괜찮은 사람이다》역시 기존에 나와있는 많은 자존감 관련 심리학 책과 다를 바 없다. 눈에 띄게 이게 좋다하는 부분은 책 제목이다. 나 역시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아니 바닥을 뚫고 지하가 어디까지인지 확인하러 가버린 적도 있었다. 삶의 의욕도 사라지고 일은 더욱 할 수가 없었다. 사는 낙이 없는데 일은 당연히 하기 싫은 거 아니겠나. 매일 야근을 하고 주말과 휴일을 반납해 일을 해도 돌아오는 건 질타와 욕인 적도 있었다. 30대를 그렇게 보내고 나니 만사가 귀찮아지더라. 그래도 실낱 같은 희망은 남은 생을 버리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만약 그것마저 없었다면 아마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 거다. 이제는 어느 정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렀다고 보여진다. 어쩌면 제2의 사춘기라고도 간과할 수도 있겠다. 물론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건 슬기롭게 잘 이겨냈으니 가능한 평가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지도 모를 일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세상이 복잡하고 그만큼 개인이 감당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는 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거 같다. 내가 원하든 아니든 짊어져야 한다. 더구나 자본주의 국가에서 부를 향한 삶은 숙명이다. 내가 잃지 않으려면 열심히 벌어야 한다. 내가 플러스(+)로 남기 위해선 누군가는 마이너스(-)가 되어야 하는 제로섬 게임이지만 어느 누구도 마이너스를 원하진 않는다. 그러니 죽도록 다람쥐 챗바퀴를 돌려도 하소연만 할 뿐 챗바퀴에서 내릴 생각은 할 수가 없다. 그러니 당연히 자존감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없다. 열심히 챗바퀴를 돌리다가 불현듯 자신을 돌아보면 수많은 후회와 탄식이 자연스레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우리의 삶은 소중하다. 얻는 것도 잃을 것도 없다면 우리는 제법 자신을 솔직하게 만날 수 있을 거다. 그러기 위해선 나에게서 떠난 자존감을 불러 데려와야 한다. 그건 스스로에게 괜찮은 사람이라고 칭찬하고 믿는 것이다. 세상이 돌아가는 그대로를 보아야 한다. 내가 다른 사람이 될 수 없듯이, 그들도 내가 될 수 없다는 당연한 진리를 상기해야 한다. 물론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자존감이 밥 먹여주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잠깐의 순간이다.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의 거리를 본다면 해야 할 일들이 무궁무진하다. 그 긴 여정을 계속 가려면 스스로를 믿을 수 없어선 안 될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스스로의 자존감 위치를 가늠해 보면 좋을 거다. 만약 현재 부족함이 있다면 책 속에 있는 대안들을 배워 자신에게 투영하는 것도 좋겠다. 나는 아니겠지란 생각을 버리고 가볍게 접근해 보는 걸 추천한다.